동행

등록금 안냈다고 쫓겨난 학생들(2015년 3월 2일)

divicom 2015. 3. 2. 17:35

대구의 경북예술고등학교에서 등록금 안 낸 학생 셋을 수업에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는 보도를 보니 1960년대로 

돌아간 것 같습니다. 제가 교생실습을 나갔던 1970년대만 해도 등록금을 내지 않았다고 학생을 교실에서 쫓아내진 않았으니까요.  세 학생 중 하나는 2년 동안 등록금을 내지 않았고 두 명은 일년 동안 내지 않았다지만, 고등학생의 등록금 문제는 학교와 부모가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학생을 교실에서 쫓아낼 문제는 아닙니다. 


언제부턴가 이 나라의 시계는 거꾸로 돌고 있는데, 오늘 한겨레신문이 보도한 이 사건이야말로 이 나라의 퇴행을 

증명하는 사례라 하겠습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을 자랑하는 나라에서 이런 야만적인 일이 일어났다니, 그것도 예술을 가르친다는 학교에서 이런 짓을 했다니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돈이 있는데 공짜 교육을 받으려 한 거라면 어떤 식으로든 처벌을 해야 하겠지만, 돈이 없어서 등록금을 내지 못한 거라면 학교측을 비난할 수밖에 없습니다. 학생들이 자존심 상하지 않게 장학금을 주거나, 부유한 학부모들을 설득하여 세 사람이 편히 공부할 수 있게 할 수는 없었을까요?


세계 역사를 보아도 뛰어난 예술가는 부잣집보다는 가난한 집에서 많이 나옵니다. 경북예고의 모든 학생들이 학교측을 비난하며 세 친구를 감싸주기 바랍니다. 세 사람이 기죽지 않고 하고 싶은 공부를 해낼 수 있게 응원해주기 바랍니다. 이 부끄럽지만 중요한 사건을 단독 보도한 한겨레신문의 구대선 기자에게 감사합니다. 이 기사가 해외토픽에 실리면 나라 망신이지만 구 기자의 잘못은 아닙니다. 아래는 조금 전 한겨레 인터넷판에서 본 기사입니다.    



 등록금 안낸 학생 교실에서 쫓아내 도서관서 자습 시킨 학교


대구 경북예고, 3학년 학생 3명 교내 도서관에서 자습하도록 조처
“학부모님이 언제까지 내겠다고 약속하면 교실로 내려보내겠다”

대구시 남구 대명동 경북예술고등학교(교장·장경옥)가 등록금을 내지않은 학생들을 교실에서 내쫓은 뒤 도서관에서 자습을 시킨 사실이 알려지면서 “말도 안되는 비교육적인 처사”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특수목적고인 경북예고는 2일 오전 9시부터 등록금을 안낸 이 학교 3학년 학생 3명을 수업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한 뒤 학교안 도서관에서 자습을 하도록 했다.

학교 쪽은 “학생 3명 가운데 1명은 2년동안 등록금을 한푼도 내지 않았고, 2명은 1년동안 등록금을 미납했다”고 밝혔다. 이 학교는 3개월 등록금이 110만원에다 매달 레슨비 15만원∼25만원, 급식비 6만원 등을 합치면 연간 납부금이 1천여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우철 경북예고 교감은 “교육청의 지원을 받지 않은 학교이기때문에 학생 부담금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1년이상 등록금을 미납하면 액수가 1천만원을 훌쩍 넘어선다. 달리 방법이 없다. 학부모님이 찾아와서 언제까지 내겠다고 약속하면 교실로 내려보내 수업을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음악, 미술, 무용 등 특기 학생 1400여명이 재학중이며 대구지역에서 유일한 예술계 특수목적고등학교이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대구교육계와 학생들은 “등록금을 내지 않았다고 교실에서 내쫓는 학교가 세상에 어디에 있느냐”며 비교육적인 처사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대구시교육청은 즉각 진상조사에 착수해 경위파악에 나섰다. 시교육청 쪽은 “경북예고에서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앞으로는 등록금을 내지못해 자습을 하는 학생이 없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