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tbs '즐거운 산책(FM95.1MHz)' 시간에는 겨울딸기에 대해 생각해보고, 서유석 씨의 '고향', Nat King
Cole의 'Quizas, Quizas, Quizas', 한영애씨의 '봄날은 간다' 등 아름다운 노래들을 들었습니다. 어제 2월 14일은 안중근 의사가 일본 제국주의자들에게서 사형선고를 받은 날이어서 안중근 의사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았습니다.
'오늘의 노래'로는 정여진 어린이가 부른 동요 '설날'을 들었고, 설이면 온 가족이 다 모인 걸누구보다 기뻐하면서도 그 기쁨을 크게 드러내지 못하는 아버지들을 생각하며 Eddie Fisher의 'Oh! My Papa'도 들었습니다. 나라는 술
취한 사람 같지만 설 명절만이라도 가족들과 즐겁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아래에 제 칼럼 '들여다보기'에서 읽어드린 '겨울딸기'를 옮겨둡니다.
겨울딸기
겨울딸기는 봄 딸기보다 더 예쁘고 향기롭지만
값이 비싸 부모님 뵈러갈 때나 살 뿐
저 먹자고 사게 되진 않습니다.
그렇지만 겨우살이가 너무 힘들어 자꾸 아플 땐
딸기가 약입니다.
클수록 비싸니 제일 작은 것으로 삽니다.
새끼손톱만한 딸기에 초록 손잡이가 달린 게
꼭 쉼표 같습니다.
빨간 쉼표를 한 입 가득 물고
먼 하늘을 올려다보면
하늘이 어제보다 파란 것 같고
배는 부르지 않아도 마음이 평화로워집니다.
그런데 이 딸기들은 왜 이렇게 작은 걸까요?
다른 딸기들은 쉬지 않고 자라 커졌는데
이 딸기들은 자라는 사이사이 너무 자주 쉬다가
쉼표가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저는 작은 딸기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힘겨운 삶을 위로하는, 잘 익은 쉼표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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