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전 '미디어 오늘'에 실린 한국일보 이계성 편집국장 직무대행의 인터뷰 기사를 보았습니다. 한국일보가 오늘 아침부터 정상 발행되었다고 합니다. 내일부터 다시 한국일보를 구독해야겠습니다.법원은 지난 1일 한국일보에 재산보전 처분을 내렸고 8일엔 이계성 수석논설위원을 편집국장 직무대행에 지명했으며, 편집국 기자들은 신임투표로 임명동의안을 가결시켰다고 합니다.
이 국장직대는 지난 5월 29일에도 편집국장 직대에 임명된 바 있습니다. 장재구 회장과 노동조합 사이에서 중재 노력을 했으나 장 회장의 거부로 중재가 되지 않자 6월 10일자로 사퇴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국장직대가 된 이계성 씨는 '미디어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일보 사태'는 역설적으로 한국일보가 표방해왔던 '중도 정론지'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는 계기가 되었다며, '물리적 중간이 아닌 중용(中庸)에 가까운 중도'를 실현하겠다고 했습니다.
아래에 인터뷰 내용을 요약해 옮겨둡니다. 다시는 '한국일보 사태'와 같은 부끄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이계성 국장직대의 바람이 꼭 이루어지기를 기원합니다.
-독자들의 지지와 성원에 부응하기 위해서 한국일보가 우선적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가 뭐라고 보나.
“그게 바로 중도의 가치라고 본다. 그동안 한국일보가 그런 이미지를 갖고 있었지만 조금 부족했다고 본다. 중도라는 것이 물리적으로 중간을 취해서는 안 된다. 중용(中庸)에 가까운 중도, 그런 중도를 구현하고 싶다. 그러기위해서는 깊이가 있어야 한다. 그걸 구현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고 인적·물적 투자가 필요한데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그걸 어떻게 뛰어넘느냐가 관건이라고 본다.”
-한국일보가 표방해왔던 ‘중도’에 대해 엇갈린 평가들도 있었다. ‘무색무취’하다는 평가가 대표적인데.
“중도의 또 다른 면이라고도 할 수 있다. 바로 그 부분을 ‘깊이’로 채우겠다는 거다. ‘누구는 이렇게 말했고 누구는 이렇다더라’ 하고 그냥 전달해서 어정쩡한 것이 아니라 ‘누구는 이렇게 말하고 누구는 이렇게 말했지만 우리가 더 취재해본 결과 진실은 이쪽에 가깝더라.’ 거기까지 가려고 한다. 지금 우리 언론풍토는 진영논리다. 일단 나는 이 진영이기 때문에 이 진영에서 하는 얘기를 지지하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논리를 개발한다는 것이다. 반대편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우리는 ‘양 진영의 논리를 충분히 듣되, 우리가 독자적으로 발로 뛰고 양식을 갖고 판단해 본 결과 이것이 더 진실에 가깝더라.’, 그것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중도의 최종 목표라고 본다.”
-신문이 오늘자부터 정상 발행됐다.
“오늘 아침 신문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은 매우 좋았다. ‘이건 소장본이다’, 그렇게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걸 표구해서 걸어놓으려고 한다. 그러면서 늘 초심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으려고 한다. 창간의 초심과 재탄생의 초심인데, 제2의 초심을 늘 되새기려고 한다.”
-어떤 의미에서 ‘재탄생’이라고 할 수 있을까.
“우선 그동안 우리 후배들 표현대로 ‘짝퉁 한국일보’가 발행됐는데, 거기서 정상 신문으로 되돌아왔다. 그리고 또 사시대로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그런 중도 정론지로서의 모습을 다짐하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지금까지 정론지로서는 부족했기 때문에 ‘무색무취’니 ‘물리적 중간’이니 하는 이런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그걸 넘어서는 ‘깊이가 있는 중도’, 중도를 통해서 중심을 향하는 그런 신문을 만들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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