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TBS '즐거운 산책' 시간에는 김종해 시인의 ‘그대 앞에 봄이 있다’를 읽어드렸습니다. 이 시는 2012년 10월에 출간된 시집 <우리들의 우산>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오늘의 노래'로는 정미조 씨가 부른 '개여울'을 들려드렸습니다. 소월의 시에 곡을 붙인 아름다운 노래, 꼭 한 번 들어 보시지요.
일년 전 '즐거운 산책'을 시작하며 '오늘의 시'라는 코너를 만들었습니다. 저로선 그때그때 시절에 어울리는 시를 한 편씩 읽어드리는 게 참 좋았는데, 앞으로는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저작권 문제로 읽으면 안 된다고 합니다. KBS, MBC, SBS, EBS처럼 예산이 풍족한 방송국은 수천만원에 이르는 저작권료를 낼 수 있지만 '시민의 방송' TBS는 그럴 형편이 못 되나 봅니다.
제가 방송에서 읽어드리진 못하지만 일 주일에 한두 편씩이라도 시를 읽으시길 권합니다. 서울이라는 소음의 바다에 살면서 시마저 읽지 않으면 자기를 유지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그대 앞에 봄이 있다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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