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숙 쉿 8

참말 (2022년 5월 26일)

지난 4일 '고도원의 아침편지'에 졸저 의 한 구절이 인용됐습니다. "그래도 나는 사람은 참말을 한다고 믿고 싶다"라는 구절입니다. 24쪽에서 26쪽에 게재된 '나쁜 짓'이라는 제목의 글을 한 줄로 요약하여 27쪽에 출판사 (서울셀렉션) 편집진이 보라색으로 써넣은 것입니다. 제 책들이 대개 그렇듯 도 제 인격만큼 작은 책이고 많이 팔리지 않지만, 저는 이 보라색 표지의 책을 좋아합니다. 멀리 사는 친구가 아주 좋아하는데다 출판사 편집진이 이 책에 보여준 지극한 사랑 때문입니다. 책을 내고 나면 늘 부끄럽습니다. 제 책들은 대부분 벌거벗은 마음을 드러내니까요. 위안을 주는 건 오직 한 가지, 책에 실린 말이 다 '참말'이라는 겁니다. 인격이 훌륭해서가 아니고 '참말'이 '거짓말'보다 쉬워서 '참말'을 합니..

동행 2022.05.26

'노인'과 '틀니' (2021년 10월 10일)

작년 5월 서울셀렉션 김형근 대표님 덕에 이라는 제목의 시산문집을 냈습니다. 코로나 19 사태가 우리에게 강요하는 상황을 넘어 우리가 달성할 수 있는 각성에 대한 글들을 모은 것입니다. 그 책에 실린 글 중에 '노인'이라는 제목의 한 줄 시가 있습니다. "노인 별 위를 걷는 틀니 낀 아이" 엊그제 어떤 인터넷 카페에 이 시가 잘못 인용된 것을 보았습니다. 댓글로 시정을 요청하려 했으나 카페 회원이 아니면 댓글을 쓸 수 없다고 했습니다. 하는 수 없이 '다음' 포털에 시정을 요청하는 글을 보냈습니다. 제 시를 잘못 인용한 글을 아래에 옮겨둡니다. 이 시를 옮긴 사람은 왜 이 시의 제목을 '노인'이 아닌 '틀니'로 했을까요? 왜 제가 쓰지 않은 문장들을 제가 썼다고 하고 제가 쓴 문장을 바꾼 걸까요? 카페의..

동행 2021.10.10

침묵의 여름: 매미가 울지 않네 (2020년 7월 20일)

재작년까지는 대개 7월 10일을 전후해 제 방 책상 앞에서 매미의 첫울음 소리를 들었는데, 작년엔 22일이 되어서야 산책길에서 들었습니다. 그때의 감격을 이 블로그에도 기록해두었습니다. 대범한 사람들은 뭐 그까짓 매미 소리를 갖고 그러느냐고 할 수도 있지만, 제겐 그 소리가 웬만한 친구의 목소리보다 반갑습니다. 레이첼 카슨(Rachel Carson)의 명저 이 얘기하듯, 계절의 침묵은 인간이 스스로 야기한 회복 불가능한 세계를 의미하니까요. 인류가 이미 회복 불능 상태에 들어선 것을 생각하면 매미가 울지 않는 게 당연한 것 같기도 합니다. 며칠 전 ‘SBS스페셜’에서 ‘랜덤 채팅 앱’을 통해 만난 남자들에게 매춘을 해서 돈을 벌고 친구들에게 같은 일을 소개하며 수수료를 받는 십대의 여자아이들을 보았습니다..

나의 이야기 2020.07.20

역사가 위로한다 (2020년 6월 16일)

수 백 만 명의 독자에게 배달되는 '고도원의 아침편지'에 제 시산문집 의 일부가 게재된 것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고도원 선생님께 감사하며 아래 그 내용을 옮겨둡니다. 책 제목 아래의 글은 고 선생님의 글입니다. 역사가 위로한다 낯선 바이러스가 출현하자 저마다 겁먹고 웅크리지만 질병 없는 시대가 있었던가 사별 없는 하루가 있었던가 낯익어지지 않는 낯설음이 있었던가 역사가 위로합니다 - 김흥숙의《쉿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성찰1)》중에서 - * 감당할 수 없는 현실. 어찌할 바를 몰라 뒤뚱거릴 때 지난 역사를 잠시 돌아보게 됩니다. 지금보다 더한 시련을 몇 백년 몇 천년 전에 이미 거쳤던 사실들을 보면서 위로를 받습니다. 역사가 현재를 견디게 합니다. 힘을 줍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나의 이야기 2020.06.16

전염의 시대를 생각하며 쉿, (2020년 6월 8일)

오늘 '역사책방'은 '전염의 시대를 생각하며 쉿,'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제 시산문집 과 이탈리아 작가 파올로 조르다노의 를 소개했습니다. 이 글에는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위한 성찰'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습니다. 이 글엔 '파울로 조르다노'라고 쓰여 있지만 그의 책에는 '파올로'라고 나와 있습니다. '역사책방'은 종로구 통의동에 있는 서점으로 '역사와 놀며 이야기하며, 역지사지하는 광장'입니다.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강연과 답사를 주최해 역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놀이터 겸 배움터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역사책방' 뉴스레터를 볼 수 있습니다. https://mailchi.mp/b124565098bb/historybook-12502456 저는 에서 코로나19 사태는 인류가 '인..

동행 2020.06.08

봄밤(2020년 5월 29일)

미국에 사는 친구에게 시산문집 을 보냈더니 그에게서 긴 이메일이 왔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의 산문을 시보다 좋아하지만 그는 시를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도 '봄밤'이 좋았나 봅니다. '봄밤'과 다른 시들을 읽으며 눈물을 많이 흘렸다는 친구, '봄밤'을 읽으며 그의 눈물을 생각합니다. 말없이 그를 안아주고 싶은데... 그는 너무도 멀리 있습니다. 그에게 들려주고 싶은 노래를 링크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9_copa7lBCg&list=RD9_copa7lBCg&start_radio=1 봄밤 봄밤에는 결국 울게 된다 낮 동안 너무 많은 꽃들을 보았기 때문이다

오늘의 문장 2020.05.29

코로나19와 '손 씻기'(2020년 5월 25일)

오늘 아침 '고도원의 아침편지'에 제 시산문집 의 문장이 소개되었습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아침편지'를 옮겨둡니다. 아래의 문장들은 의 프롤로그에 나오는데 고도원 선생님이 '손을 씻다'라는 제목을 붙여 소개하셨네요. '손을 씻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얼굴을 마스크로 가리라 합니다. 온갖 부끄러움을 저지르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우리에게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바이러스는 우리에게 이제 그만 '손 씻으라'고 강권합니다. 어떤 일을 하던 사람이 '손을 씻는 것'은 그가 하던 나쁜 일을 그만둔다는 뜻입니다. 부디 이 기회를 잃지 말기를. - 김흥숙의《쉿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성찰1)》중에서 - * 코로나19가 우리에게 안겨준 메시지가 자못 큽니다. 손을 씻으면서 마음을 함께 씻습니다. 우리의 잘못된 삶의 양식..

나의 이야기 2020.05.25

'고도원의 아침편지'에 소개된 <쉿,>

오늘 아침 '고도원의 아침편지'에 제 시산문집 의 몇 문장이 인용되었습니다. 고도원 선생님께 감사하며 아래에 옮겨둡니다. 링크를 클릭하면 '고도원의 아침편지'로 연결됩니다. http://www.godowon.com/ 2020년 5월 21일 오늘의 아침편지 '나'를 찾아서 '나'는 내가 제일 오래 알고 가장 잘 아는 동시에 가장 잘 모르는 존재입니다. 내 속에는 조상에게 받은 유전자는 물론 내가 살아온 모든 시간이 깃들어 있습니다. 울고 웃고 좌절하고 흥분하고 성내고 결심하고 희망하고 절망했던 모든 시간의 총화가 바로 나입니다. - 김흥숙의《쉿(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성찰1)》중에서 - * 내가 가장 잘 알면서도 가장 잘 모르는 것이 '나'입니다. 이제라도 '나'를 제대로 알기 위한 노력이 그래서 필요합니다...

나의 이야기 2020.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