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여름: 매미가 울지 않네 (2020년 7월 20일)
재작년까지는 대개 7월 10일을 전후해 제 방 책상 앞에서 매미의 첫울음 소리를 들었는데, 작년엔 22일이 되어서야 산책길에서 들었습니다. 그때의 감격을 이 블로그에도 기록해두었습니다. 대범한 사람들은 뭐 그까짓 매미 소리를 갖고 그러느냐고 할 수도 있지만, 제겐 그 소리가 웬만한 친구의 목소리보다 반갑습니다. 레이첼 카슨(Rachel Carson)의 명저 이 얘기하듯, 계절의 침묵은 인간이 스스로 야기한 회복 불가능한 세계를 의미하니까요. 인류가 이미 회복 불능 상태에 들어선 것을 생각하면 매미가 울지 않는 게 당연한 것 같기도 합니다. 며칠 전 ‘SBS스페셜’에서 ‘랜덤 채팅 앱’을 통해 만난 남자들에게 매춘을 해서 돈을 벌고 친구들에게 같은 일을 소개하며 수수료를 받는 십대의 여자아이들을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