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 12

노년일기 105: 노인과 원로 (2022년 2월 4일)

오늘은 올해의 첫 절기인 입춘(立春), 봄이 들어서는 날이지만 기온은 한낮에도 영하를 맴돌 거라 합니다. 이름은 대개 명칭일 뿐 이름이 현실과 일치하는 건 오히려 드문 일입니다. 아침 신문에서 한 '원로'의 책 광고를 보았습니다. 워낙 오래 사신 분이라 제 생애 전체가 그분 생애의 일부에 해당되고 제 친구들 중엔 그분의 제자들도 있습니다. 그분은 수십 년 동안 같은 말씀을 되풀이하며 사시는데 이번에 나온 책에도 그런 말씀이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저자가 원로인데다 책을 출간한 출판사가 유명한 출판사이니 잘 팔리겠지요. 그런데 그 소식을 접하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 건 왜 그럴까요? 연세가 많은 분이면 으레 '원로'라 부르는 게 우리 사회의 풍토이지만 노인이라고 다 '원로'는 아닐 ..

나의 이야기 2022.02.04

노년일기 104: 고민 (2022년 2월 2일)

누군가를 처음 만났을 때 오는 '느낌'이 있습니다. 젊은 시절 그런 느낌을 받으면 그 느낌을 얘기할까 말까 생각해 보기도 전에, 입이 말했습니다. 대학생 시절 집에 걸려온 전화를 받아 아버지를 바꿔드리곤 "아버지, 이 사람은 멀리 하시는 게 좋겠네요"라고 말한 적도 있고, 기자 시절 제 아기를 키워 주시는 이모님께 걸려온 전화를 받고 "이모, 이분에게 돈 빌려 주지 마세요"한 적이 있는가 하면, 녹차 마시는 집에서 우연히 합석한 초면의 승려에게 "스님, 안경 하나 쓰시지요?" 한 적도 있습니다. 전화 통화를 마친 아버지가 왜 그렇게 얘기했느냐 하시기에 '그냥' 그 사람은 아버지를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할 것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아버지는 그렇지 않아도 그런 생각이 들어 멀리하시는 중이라며 "허, 너..

나의 이야기 2022.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