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교통방송 '즐거운 산책'에서는 민족시인 이육사의 시 '청포도'를 읽어드렸습니다.
‘청포도'란 시의 배경이 된 곳은 경북 영일군 동해면 도구리로서, 육사가 1939년 여름 항일운동에 지친 몸으로 그곳을 방문했을 때 그곳엔 일본인이 경영하는 너른 포도밭과 동양 최대의 포도주 생산공장이 있었다고 합니다. 육사는 이 포도밭을 보며 조국의 광복을 기다리는 마음을 담은 시를 쓴 것이지요.
1904년 안동에서 태어난 이육사의 본명은 이원록 또는 이원삼입니다.
그는 1927년 대구에서 일제의 중요 시설을 폭파하려 한 장진홍 의거에 연루되어
1년 7개월 간 대구형무소에서 옥살이를 했는데, 당시 수감번호가 264번이었고,
그 숫자의 발음을 따라 호를 ‘육사’로 지어 ‘이육사’가 되었다고 합니다.
육사는 평생 글과 행동으로 항일운동을 전개하다 1944년 1월, 겨우 마흔 살에 베이징주재 일본총영사관 감옥에서 순국했습니다. 시를 한 번 읽어 보시지요.
청포도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손은 흠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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