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교통방송 '즐거운 산책' 시간에는 황동규 시인의 시 '쨍한 사랑 노래'를 읽어드렸습니다.
'마음 비우고'가 아니라 '마음 없이' 살고 싶다는 시인, 그런 소망을 갖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일을
겪었을까요. 2003년 2월에 출간된 시집 '우연에 기댈 때도 있었다'에 수록된 시, 한 번 읽어보시지요.
쨍한 사랑 노래
게처럼 꽉 물고 놓지 않으려는 마음을
게 발처럼 뚝뚝 끊어버리고
마음 없이 살고 싶다.
조용히, 방금 스쳐간 구름보다도 조용히,
마음 비우고가 아니라
그냥 마음 없이 살고 싶다.
저물녘, 마음 속 흐르던 강물들 서로 얽혀
온 길, 갈 길 잃고 헤맬 때
어떤 강물은 가슴 답답해 둔치에 기어올랐다가
할 수 없이 흘러내린다.
그 흘러내린 자리를
마음 사라진 자리로 삼고 싶다.
내림 줄 쳐진 시간 본 적이 있는가?
'tbs 즐거운 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주 골짜기 (2012년 7월 21일) (0) | 2012.07.21 |
---|---|
제헌절 노래 (2012년 7월 15일) (0) | 2012.07.15 |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2012년 7월 8일) (0) | 2012.07.08 |
이육사의 '청포도' (2012년 7월 7일) (0) | 2012.07.07 |
우리가 물이 되어 (2012년 6월 30일) (0) | 2012.06.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