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교통방송 '즐거운 산책' 시간에는 다산 정약용의 한시 ‘憶幼女(어린 딸이 그리워)’ 를 소개해드렸습니다. 1981년 출판된 ‘다산시선’에 수록되어 있는데 현재 성균관대 명예교수인 송재소 씨가
우리말로 번역한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올해는 다산 탄생 250년이 되는 해로 여러 가지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 시는 1801년에 쓰여졌는데 이 해는 파란만장한 다산의 생애에서도 특히 고통스러운 해였습니다.
다산 자신은 1801년 2월 9일 옥에 갇혔고 3월에 경상북도 포항 장기로 유배되었으며, 둘째형 약전은 신지도에 유배되고, 셋째형 약종은 옥사했습니다. 다산은 11월에 전라남도 강진(康津)으로 이배되고 둘째형 약전은 흑산도로 이배되었습니다.
다산은 강진에서의 유배기간 동안 독서와 저술에 힘을 기울여 학문체계를 완성했으며 1818년 유배에서 풀렸으나 관직에 나아가지 않고 고향으로 돌아와 학문을 연마헸디거 합니다. '어린 딸이 그리워'를 읽으면 강직한 선비 다산, 그의 마음 속에 깃든 부성애가 뭉클합니다.
어린 딸이 그리워
어린 딸 단오날에
새 단장 하고
붉은 모시 말라서 치마 해 입고
머리엔 푸른 창포 꽂고 있었지
절하는 연습에 단정함 엿보이고
술잔을 올리면서 기쁜 표정 지었는데
오늘 같은 현애석(懸艾夕)엔 그 누가 있어
손 안의 구슬을 어루만져 줄 것인가
주: '현애석'은 '단오날 저녁'을 뜻하고 '손 안의 구슬'은 어린 딸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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