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교통방송 '즐거운 산책' 시간에는 바리톤 최현수 씨가 부르는 '비목'을 틀어드렸습니다.
6.25 전쟁을 소재로 한 시나 노래는 많지만, 비목처럼 마음을 아프게 하는 노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초연이 쓸고 간 깊은 계곡 깊은 계곡 양지녘에
비바람 긴세월로 이름모를 이름모를 비목이여
먼 고향 초동친구 두고 온 하늘 가
그리워 마디마디 이끼되어 맺혔네.
궁노루 산울림 달빛타고 달빛타고 흐르는 밤
홀로선 적막함에 울어지친 울어지친 비목이여
그 옛날 천진스런 추억은 애닳아 서러움 알알이
돌이 되어 쌓였네.
비목은 1967년에 만들어진 노래로 작사자는 서울 시립대 한명희 교수라고 합니다.
한 교수는 육군 소위로 DMZ 비무장 지대에서 군생활을 하던 시절 잡초 우거진 산모퉁이에서 돌무덤과 녹슨 철모를 발견했는데, 그곳이 바로 화천 백암산 일대였다고 합니다. 그곳은 6.25 당시 대단한 격전지였고, 한 교수는 그 젊은 무명용사의 묘를 보고 이 노래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휴전된 지 60년, 그러나 6.25는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 상처 또한 아물지 않고 있습니다.
이 노래를 들으시며 국토 곳곳에서 산화한 젊은 죽음들을 잠시나마 생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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