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파우스트 (2011년 8월 5일)

divicom 2011. 8. 5. 11:12

다시 세계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재정위기에 처한 미국과 유럽국가들 덕에 소위 선진국들의 증시는 곤두박질치고 금값은 계속 고공행진 중입니다. 우리나라 증권시장도 연일 폭락세를 겪고 있으며 세계경제의 앞날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생각해보면 놀랄 일도 아닙니다. 소비를 미덕으로 치는 자본주의의 뿌리에 이미 재정위기의 가능성이 들어앉아 있으니까요. <파우스트>에서 들은 메피스토펠레스의 음성, 의기양양한 승리의 웃음소리가 들려옵니다. 새삼 그 목소리를 전해준 괴테를 생각하며, 그의 경고를 무시하고 무절제한 향락을 추구하다 늪에 빠진 세계를 동정합니다. '시인은 예언자'라는 말은 바로 괴테 같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이겠지요.

괴테가 전하는 악마의 음성, 한 번 들어보시지요.

 

 

"네가 모든 과학과 이성을 경멸하면,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그 지고의 힘을,

그리고 협잡과 마술로

부정직을 교사하면,

그러면 넌 무조건 내 것이 되리라.

앞으로 내달리기만 하는 영혼에 끄달리는

운명이 되어 죽어라 내닫다가

세속적 쾌락 속으로 뛰어들리라.

나는 너를 야만적 삶 속으로 

평범한 자들의 황무지로 질질 끌고 다니리라.

꿈틀대다 꼼짝 못하다 하며 점액 속을 헤매게 하리라

네 입술에 술과 음식이 달랑거리게 하여

끝없이 불타는 식욕으로 너를 끌어당기리라.

너는 만족을 향해 헛되이 악쓰리니

그때까지 악마가 되지 않는다 해도

비참하게 죽어가리라.

 

If once you scorn all science and all reason,

the highest strength that dwells in man,

and through trickery and magic arts

abet the spirit of dishonesty,

then I've got you unconditionally-

then destiny endowed him with a spirit

that hastens forward, unrestrained,

whose fierce and over-hasty drive

leapfrogs headlong over earthly pleasures.

I'll drag him through the savage life,

though the wasteland of mediocrity.

Let him wriggle, stiffen, wade through slime,

let food and drink be dangled by his lips

to bait his hot, insatiate appetite.

He will vainly cry for satisfaction,

and had he not by then become the devil's,

he still would perish miserab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