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강호동과 유재석 (2011년 8월 14일)

divicom 2011. 8. 14. 09:03

이 나라를 '연예공화국'으로 만드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두 MC 강호동 씨와 유재석 씨가 현재 출연 중인 프로그램을 떠나 종합편성(종편) 채널로 옮길 거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인터넷 세상이 시끄럽습니다. 강씨는 오래 출연해온  KBS의 '해피선데이-1박2일'제작진에 하차 의사를 밝혔으며, 중앙일보가 대주주로 있는 종편 jTBC로 옮겨 갈 거라고 합니다. 그곳엔 MBC 출신인 주철환 PD와 '황금어장-무릎팍도사' 연출을 했던 여운혁 PD가 속해 있으며, 최근 jTBC로 간 여 PD가 강호동과 자주 만났다는 게 한국일보의 보도입니다.  

 

'1박2일'은 KBS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으로 메인 MC인 강호동의 하차로 초비상이 걸렸다고 합니다. 그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나영석 PD도 가을쯤엔 CJ E&M으로 옮길 것 알려지면서 프로그램의 존폐 문제까지 거론되고 있다고 합니다. 연말 개국 예정인 종편들과 tvN, Mnet 등 여러 채널을 보유한 케이블 공룡 CJ E&M은 연초부터 적극적으로 예능 PD들을 영입해왔다고 합니다. 

다음(Daum) 아고라 청원 게시판에서는 '1박2일 강호동 하차 반대 10만명 서명운동'이 진행 중이며, "강호동이 없으면 1박2일은 존재 가치가 없다" "국민MC 답게 1박2일 프로그램을 장수 국민예능 프로그램으로 만들어달라"는 의견들이 줄을 잇고 있지만, 강호동의 마음을 바꾸진 못할 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합니다. 한 방송사 국장은 한국일보 기자에게 "이적료인지 출연료인지 모르겠으나 몸값으로 수십억원을 받고 간다는 얘기가 떠돌고 있다"며 "이미 상황이 끝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

예능 PD들의 대거 이동에 이어 스타 MC들이 몸값을 올려 종편 행을 택하면서 제작비 상승도 불가피합니다. 현재 강호동 유재석 등 A급은 1회 출연료로 1,000만원 안팎을 받고 있는데, 지상파 방송사의 한 PD는 강호동 유재석 같은 스타 MC들의 몸값이 뛰면 그 아래 MC들의 출연료도 오른다며 종편 출범으로 방송사들이 스타급 연예인 섭외를 두고 출혈경쟁을 할 거라고 예상합니다.

 

저는 강호동 씨와 유재석 씨를 만나본 적도 없고 두 사람에 대해 사적인 감정은 전혀 갖고 있지 않지만,  이 나라의 대중문화가 지금처럼 천박해진 데는 두 사람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강호동 씨 특유의 소리치는 화법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소리쳐도 괜찮다는 인식을 심어주었습니다. 강호동 씨 이전이나 지금이나 '음량 조절'은 교양인의 필수조건인데 말입니다.

 

종편 출범과 예능인들의 자리 이동을 계기로 지상파 방송이 아예 천박한 예능 프로그램을 폐지했으면 좋겠습니다. 일년에 1,000만원에 이르는 등록금을 내며 고전하는 대학생들이 1회 출연료로 1,000만원을 받는 강호동 씨와 유재석 씨를 자신의 '형'인양 착각하며 스마트폰으로 '1박2일'과 '무한도전'을 보는 일이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마침내 한국이 '연예공화국'을 벗어나 명실상부한 '민주공화국'으로 다시 태어났으면 좋겠습니다. 마침 내년엔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도 있으니 연예에 쏠리던 관심이 정치와 사회로 향했으면 좋겠습니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영업의 몰락 (2011년 8월 17일)  (0) 2011.08.17
평화콘서트 (2011년 8월 16일)  (0) 2011.08.16
태풍 무이파 (2011년 8월 8일)  (0) 2011.08.08
파우스트 (2011년 8월 5일)  (0) 2011.08.05
백화점 (2011년 8월 3일)  (0) 2011.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