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 태풍 무이파(Muifa)가 바람과 비를 몰고 옵니다. 비행기를 띄워주던 바람이 오히려 발을 묶어 공항마다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무이파'는 '매화(梅花)'입니다. 마카오는 왜 태풍에게 '매화'라는 이름을 주었을까요? 겨울 끝 봄의 처음에 피어 세상을 아름다운 점으로 수놓는 매화... 그 작은 꽃잎들 대신 비가 날리고 있습니다. 2004년에 필리핀과 베트남을 강타한 태풍도 같은 이름이었다니 중국어를 쓰는 사람들에겐 매화의 꽃말이 바람인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서해상에서 높은 물결을 일으키며 북상 중인 무이파 때문에 영남 지방엔 천둥 번개가 치며 폭우가 쏟아지고 수도권을 비롯, 거의 모든 지역에 호우주의보 또는 태풍경보가 내려져 있습니다. 충남과 호남 해안지역엔 폭풍해일경보도 내려져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태풍 이동경로의 오른쪽 위험반경에 처해 있어 피해가 우려되고 특히 오늘 오전이 고비라고 합니다. 부디 최소한의 피해만 끼치고 지나가 주기를, 그리고 그 끝, 오래 기다려온 가을이 와주기를 기원합니다. 하필 오늘은 가을이 들어서는 '입추(立秋)'이기도 하니까요. 모두 몸을 낮추어 이 바람의 시간을 무사히 견뎌내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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