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소말리아 해적들 (2011년 2월 1일)

divicom 2011. 2. 1. 11:57

"한국으로 압송된 소말리아 해적 중 한 명이 특별수사본부 조사에서 귀화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 관계자는 '해적 5명 가운데 압둘라 시룸(21)이 지난달 30일 조사에서 한국에서 계속 살고 싶다. 한국인으로 살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2일 밝혔다.

시룸은 한국에 압송된 이후 '한국은 매우 좋은 나라 같다'는 말을 반복했다. 유치장에 입감된 다른 해적들도 '아프리카에 있는 어지간한 호텔보다 한국 유치장이 낫다'는 말을 했다. 그러나 강력 전과범은 귀화 심사를 통과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해적들이 희망대로 한국 국적을 얻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2월 1일 경향신문 인터넷판에서 인용.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했다가 한국 해군 UDT대원들에게 잡혀온 해적들의 나이는 19세에서 24세. 그들이 저지른 짓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미워하기 힘이 듭니다. 부산 남해지방해양경찰청 특별수사본부에서 아침 9시부터 밤 11시까지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사이사이 처음 접하는 한국음식을 맛있게 먹는다니 더욱 애처롭습니다. 그들이 소말리아에서 태어나지 않고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결코 해적이 되지 않았을 겁니다.

 

제가 한겨레신문에서 제일 좋아하는 칼럼 '백승종의 역설' 1월 29일자에서 역사학자인 필자는 "영원한 해적은 없다"고 말합니다. "해적질하던 그리스 사람들도 아테네가 번영하자 방향을 바꿔 해적 소탕에 앞장섰다. 바이킹의 후예들은 숫제 평화의 수호자가 되었다. 왜구 자손들도 세계 굴지의 부자로 거듭났다. 지금은 상상도 못할 일이겠지만, 소말리아 해적도 달라질 것이다. 그들을 몽땅 쏴 죽이기보다는 우리와 함께 살길을 찾는 것이 더욱 옳다."

 

일부 해적들은 두려움으로 인해 심리적으로 매우 위축되어 있으며 특히 나이가 가장 어린 학생 출신의 아울 브랄라트(19)는 경찰 조사 도중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이들이 강력 전과범이라 당장 한국인으로 귀화하는 것을 허락할 수 없다 해도 한국에서 제 나이에 맞는 인생을 찾도록 도와줄 방법은 없는 걸까요? 이 불운한 젊은이들에게 한국식 정의 실현을 통한 전화위복을 선물할 순 없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