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잔인한 중국 (2010년 10월 26일)

divicom 2010. 10. 26. 09:23

10월 22일자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Daily Mail) 인터넷판에 중국 정부 관리들이 임신 8개월된 여성을 폭행하고 병원으로 끌고 가 낙태시킨 사건이 실렸습니다. 건설 노동자인 루오 양콴과 그의 아내 샤오 애잉 사이엔 이미 딸이 하나 있으니 아기를 더 가질 수 없다는 겁니다. 중국은 인구 억제 정책의 하나로 한자녀 정책을 실시하고 있으며 지난 9월, 실시 중인 인구억제 정책들을 완화시킬 계획이 없다고 발표했습니다.

 

루오와 샤오는 열 살 난 딸과 함께 중국 남동쪽 샤먼섬 샤먼시의 시밍구에 사는데, 10월 10일 열두 명의 관리들이 집에 들이닥쳐 샤오의 머리를 벽에 찧고 배를 발로 찬 다음 병원으로 끌고 갔다고 합니다. 그곳에서 의사들은 태아를 죽게 하는 약물을 주사했다고 합니다. 샤오는 “난 이 아기와 함께 살아왔어요. 내 뱃속에서 움직이는 걸 느끼면서 말이에요. 그러니 지금 내 마음이 어떨 것 같아요?”라고 절규했습니다.

 

이 기사를 읽으니 새삼 인간의 잔인함에 경악하게 됩니다. 아무리 13억 인구 문제로 머리가 아프다 한들 공권력을 동원하여 임신부를 폭행하고 태아를 살해하다니요. 한 자녀 정책을 위반하면 2만5천 파운드(한화 약 4천만 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고 합니다. 잘 사는 사람들은 그 돈을 내고 아기를 더 낳아 키우지만, 그 돈을 낼 수 없는 가정에선 태어난 아기를 살해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일 년에 천 3백만 건의 낙태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1980년대 초 우리 정부가 펼친 ‘한 자녀 운동’이 떠오릅니다. 정부는 ‘딸 아들 구별 말고 하나만 낳아 잘 키우자’고 외쳤고, 부부들은 하나만 낳되 아들을 낳으려고 애썼습니다. 미국 하와이대학의 박재빈 교수가 1991년에 아이를 한 명만 낳고 단산한 가정의 자녀 성비를 조사한 결과, 여아 100명당 남아가 206명이나 되었습니다. 정상 성비는 여아 100당 남아는 103명에서 107명 사이입니다.

 

지금 우리나라가 저출산 현상으로 고민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가임여성 수가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1980년대와 1990년대에 태아감별, 여아 임신중절 등을 통해 아들 하나만을 낳은 가정이 많아서입니다. 2002년 1,378만 5천명으로 정점에 도달했던 가임여성의 수는 이후 6년째 하락세를 보여 2008년 1,353만 2천명을 기록했습니다. 2005년 809만 4천명에 이르렀던 20세~39세 여성 인구는 이듬해엔 7백만 명대로 떨어졌습니다. 건강한 아기를 출산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20대 초반(20세~24세) 여성의 수는 2008년 154만 9천명으로, 그 전해에 비해 5.2퍼센트나 감소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는 저출산으로 나라가 사라지게 되었다고 걱정하며 다자녀 가정을 지원하느라 요란합니다. 바야흐로 역사의 복수가 시작된 겁니다. 중국도 예외가 아닐 겁니다. 정부 정책으로 인해 일 년에 천 3백만 명 이상의 무고한 생명이 희생되는 나라, 그런 나라가 승승장구할 수만은 없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