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허각 존박 (2010년 10월 25일)

divicom 2010. 10. 25. 07:34

케이블 음악 전문채널 Mnet가 주관하는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2'에서 환풍기 수리공 출신의 허각(25)씨가  우승, 3개월간 이어진 경쟁을 끝내며 상금 2억원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23일 새벽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펼쳐진 결승 무대에서 이 중졸 학력의 키작고 통통한 젊은이는 미국 시카고에서 온 훤칠한 키의 명문 노스웨스턴 대 출신을 어마어마한 점수 차이로 제압했습니다.

 

노래를 좋아하고 한국 대중음악계의 현재와 앞날을 걱정하는 저는 이 대회를 줄곧 지켜봐왔는데, 제가 보기에 허각과 존 박(22)이 보여준 결과는 지극히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이미 너무도 많은 어둠을 헤치며 살아 두려움 없어 보이는 허각이 회를 거듭할수록 자유로워지는 데 비해, 귀공자 풍의 명문대 학생은 끝내 자유로워지지 못했으니까요.


허각은 어린 시절 어머니가 집을 나간 뒤 아버지와 쌍둥이 형과 함께 힘겹게 살아왔다고 합니다. 노래에서 가장 큰 위안을 얻었던 그는 행사장 가수로서 돈을 벌기도 했는데 그로 인해 오디션 초기 '노래는 잘하지만 행사장 가수 티'를 벗어야 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지난 3개월은 그가 '행사장 가수'라는 껍질을 벗고 자기 목소리를 가진 가수로 새로이 탄생하는 시기였습니다.

 

허각은 수상 소감에서 오디션 기간 동안에 심사위원들로부터 지적받은 점들을 고쳐 '더 가슴 안으로 다가갈 수 있는 노래'를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부디 그가 그 마음을 잃지 말고 부박한 '연예 오락'의 귀퉁이를 장식하는 대신 '가슴 안으로 다가 가는' 가수가 되기를, 그리하여 소리와 율동은 있으나 노래는 없는 대중가요계를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하기 바랍니다. 

올 초 미국에서 열린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9(American Idol)'에서 결선에 올라 유명해진 존 박(John Park)은 일간스포츠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홀가분하다. 안믿으시겠지만 처음부터 모든 경험을 즐기고 싶었고 순위나 상금에 욕심이 전혀 없었다. 각이 형이 일등을 해서 진짜로 좋다. 형이 나보다 노래를 훨씬 잘한다. 만약 내가 이겼다면 부담이 컸을거다. 예쁘게, 깔끔한 마무리가 돼 마음이 편안하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는 또 어머니가 섭섭해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마지막 무대에 서기 전 어머니가 편지를 주셨다. '마음 편안하게 해라. 니가 일등하면 잘돼서 좋은 일이고, 허각이 일등을 하면 더 좋은 일이다. 힘들게 자랐는데 얼마나 좋은 일이냐'고 적으셨더라. 끝난 후에도 '2등 하기를 정말 잘했다. 부담되지 않아 얼마나 좋냐'고 하시더라. 내 마음을 다 알고 계셨나보다." 라고 했습니다. 존 박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호감 주는 외모만 주신 게 아니라 아름다운 마음까지 물려주셨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미국 노스웨스턴대 경제학과를 휴학 중인 그는 "당연히 한국에 머물 생각"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저는 전문 비평가가 아니지만 존 박이 아메리칸 아이돌 무대에 섰을 때부터 그를 봐온 사람으로서, 그가 생각을 바꾸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가 상업적 가요보다 대학생 밴드에 알맞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아닌게 아니라 그는 노스웨스턴대의 아카펠라 그룹 '퍼플 헤이즈(Purple Haze)'의 멤버로 베이스를 담당했다고 합니다.

 

언론은 그가 이번 공개 오디션을 통해 '기회'를 잡았으며 그간의 방송을 통해 '스타성'을 인정받았다고 하지만, 그의 스타성은 노래보다는 외모 덕이 큽니다. 그의 홈페이지(www.johnapark.com)에 있는 '심사위원들로부터 받은 최고의 칭찬'을 보아도 그렇습니다. 객원 심사위원이었던 캐나다출신의 세계적 가수 샤니아 트웨인(Shania Twain)이 '멋진 입술과 아름다운 엉덩이(nice lips and a beautiful bottom end)를 가졌다'고 칭찬했으니까요. 영어로 부를 때도 그렇지만 특히 한국어로 노래할 때 존 박이 그의 노래와 하나 되어 듣는 이의 '가슴 안으로' 들어오는 일은 드뭅니다.


저는 존 박이라는 '반듯한 사람'을 좋아하는 만큼 그가 정말 자신에게 맞는 일이 무엇인지를 찾아 그것을 하기 바랍니다. 가수는 무엇보다 노래를 잘해야 합니다. 잘 생긴 외모는 덤이지 본질이 아닙니다. 꼭 노래를 하고 싶으면 우선 소울이 가득 실린 한국의 전통적 소리 공부를 하기 바랍니다. 수십 년 동안 흔들림없이 인정받는 가수 조용필 씨를 찾아가 상담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겁니다. 언론이 부추기는 대로 지금 한국의 연예계에 들어선다면 가수 아닌 연예인 존 박으로 살게 될 가능성이 크고 그렇게 된다면 크나큰 낭비가 아닐 수 없으니까요.

friends and fellow members of the Northwestern Purple Haze talk about him

"America is going to fall in love with him," former Purple Haze member Janelle Kroll told the paper. "His voice just oozes soul. He's the full package. He needs to be a superstar."

riticism he needed to hear: "Randy said he wasn't sure what kind of artist I would be and where I would fit into the music industry. So I've been thinking a lot about what kind of style I'm trying to do with my music."ticism he needed to hear: "Randy said he wasn't sure what kind of artist I would be and where I would fit into the music industry. So I've been thinking a lot about what kind of style I'm trying to do with my mus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