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칠레의 광부들 (2010년 10월 13일)

divicom 2010. 10. 13. 18:23

할 일이 많은데도 칠레 광부들의 구조 장면을 텔레비전으로 보느라 아무 일도 할 수가 없습니다. 지하 622미터 갱도에 갇혔다 69일 만에 구조되는 33인, 이 글을 쓰고 있는 13일 오후 현재 여섯 명이 구조되었습니다. 한 시간에 한 사람 꼴로 구조가 되니 33명이 구조되려면 하루하고도 반나절이 필요합니다.

 

세계적으로 유례 없이 깊은 곳에 갇혀 두 달 넘게 생존한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가장 감동적인 것은 구조가 임박했다는 소식을 들은 광부들의 태도입니다. 온도 32도, 습도 90퍼센트의 지하갱도에서 벗어나는 일인데 서로 먼저 나가라고 양보를 했다니, 사람이 그럴 수가 있느냐고 묻는 이들이 많습니다.

 

결국 몸과 마음이 가장 강건한 것으로 판정된 네 명을 우선 구출하고, 이어서 건강이 좋지 않은 열 명을 구조 캡슐에 태운다고 합니다. 맨 마지막으로 나올 작업반 선임 루이스 우르수아 씨. 부디 건강한 모습으로 귀환하기를 기원합니다. 바깥세상으로부터 완전히 차단되어 있었던 초기 17일 동안 광부들은 올해 54세인 그의 리더십 덕에 잘 견딜 수 있었다고 합니다.

 

저는 칠레 사람이 아니지만 33인의 영웅들에게 감사합니다. 모두가 잊고 있던 인간의 위대함, 몸과 영혼의 위대함을 그들이 상기시켜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저와 동시대인이라는 게 자랑스럽습니다. 칠레 만세! 루이스 우르수아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