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야간 비행 (2026년 6월 5일)

divicom 2026. 6. 5. 18:18

앙트완 드 생 텍쥐페리의 <야간 비행>과 <어린 왕자>를 읽어 보면

그는 31세에 이미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았고, 43세에는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완전히 이해했던 것 같습니다. 그는

44세였던 1944년 7월 31일 정찰 비행에 나섰다가 실종되었습니다.

 

며칠 동안 가지고 다니던 <야간 비행>을 어제 다 읽고 나니 한국의

공직자들이 이 책을 읽었다면 이 사회가 이렇게 흘러가지 않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월급을 모아 성형수술하는 군인들 때문에 하지 않는

동료들의 부담이 가중되는 일이나대통령이 투표 용지를 남에게 보여

주고 투표소에 투표 용지가 부족해 투표를 못하는 일 같은 전대미문의

사태도 없었을 겁니다. 그들이 우편 항공망 전체의 책임자인 리비에르의

말과 생각을 읽었다면.

 

이원희 씨의 번역으로 소담출판사가 펴낸 <야간 비행>은 <좁은 문>으로

유명한 앙드레 지드의 서문으로 시작합니다. 아래 인용문중 첫 두 문단은

그 서문에서, 나머지 문단들은 <야간 비행> 본문에서 인용한 것입니다.

 

 

p. 11 앙드레 지드의 서문:

나는 이 소설에 나오는 비행사보다 그의 상사인 리비에르라는

인물에 경탄한다. (중략) 그는 한 번 결정하면 나약함을 일체 용납하지

않으며, 아무리 작은 과실도 가차없이 처벌한다. 그의 엄격함이

지나치게 비인간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가 엄격함으로 단련하려

하는 건 인간 그 자체가 아니라 인간의 '결점'이다. 

 

p. 12 앙드레 지드의 서문:

특히 내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심리적인 부분, 즉 인간의

행복은 자유에 있는 게 아니고 의무를 감수하는 것에 있다는 역설적

진리를 명확히 해준 점에 대해 저자에게 감사한다. 이 소설 속 인물들은

모두 각기 자기가 해내야 하는 위험한 임무에 열성적이고 헌신적이며,

그 임무를 성취하고 나서야 행복을 인식한다. (중략) 그가 부하

조종사들에게 명령을 내리는 것은 그 명령을 실행하는 것 이상으로

용기를 필요로 한다. 

 

p. 35

규칙이란 종교 의식과도 같은 것이다. 부조리하게 보여도 인간을

단련시켜 준다.

 

p. 46

당신의 부하들을 사랑하시오. 하지만 그들이 알지 못하게 사랑하시오.

 

pp. 69-70

사랑을 받으려면 동정/공감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나는 그러지

않는다. 아니 그러지 않는 것이 아니라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나도 

우정과 인간적 기쁨 속에 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의사는 자신의

직무를 행하는 과정에서 우정과 인간적 기쁨을 얻는다. 하지만 나는

사건이 일어나는 걸 방지하는 책임을 지고 있다. 나는 부하들이 사고에

대처할 수 있도록 훈련시켜야 한다.

 

p. 87

다리 건설 현장 기사가 리비에르에게 하는 말:

"공익은 사익들이 모여 이뤄지는 것이니 아무것도 정당화하지 못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