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엔 화 내는 일이 잦았습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이상했습니다. 일엔 게으르면서 사교엔 부지런한
사람들도 이상했습니다. 타인이 무심코 뱉은 말에
상처를 입을 때도 있었습니다. 잠자리에 누우면
그런 일들이 잠을 방해했습니다.
나이 덕을 보아서인지 화 내는 일이 줄었습니다.
내가 볼 때 '당연히' 해야 할 일이 다른 사람에겐
당연한 일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세상엔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만큼 사교에
부지런한 사람도 필요함을 알았습니다.
남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의 말과 행동은 그 사람
본인의 문제를 드러내는 것일 뿐 나와는 상관없음도
알았습니다.
그래도 누군가로 인해 우울한 기분이 들 땐
시를 읽습니다. 로버트 브라우닝 (Robert Browning:
1812-1889)의 시극 (verse drama) '피파의 산책 (Pippa
Passes)' 1막 '아침 (Morning)' 같은 시를.
The year's at the spring
And day's at the morn;
Morning's at seven;
The hill-side's dew-pearled;
The lark's on the wing;
The snail's on the thorn;
God's in his heaven--
All's right with the world!
계절은 봄
시간은 아침
아침 중에도 일곱 시
언덕 기슭엔 진주 이슬
종달새는 하늘을 날고
달팽이는 가시나무 위에
하느님은 천국에 계시니--
모든 것이 제대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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