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노년일기 141: 치과, 무섭지 않아! (2022년 11월 6일)

divicom 2022. 11. 6. 12:01

한 2주 전 입안 오른쪽 깊숙한 곳에 있던 윗니 일부가

부서졌습니다. 너무 낡아 자연히 부서져서인지

통증도 없었습니다.

 

가기 싫은 치과, 마침 몸에 들어와 나가지 않는

감기를 핑계로 차일피일하다가 영화 '캐스트어웨이

(Cast Away)'가 떠올라 용기를 냈습니다.

그 영화의 주인공 척 놀런드는 비행기 추락 사고로

무인도에서 홀로 사는데, 치과 치료를 미뤘던 까닭에

스케이트 날과 바위로 스스로 문제의 이를 빼야 하는

지경에 이릅니다.

 

마침내 어제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양심 치과 명단'에

있는 치과가 있어 찾아갔습니다. 2대 째 하는 치과라

했습니다. 손님 수도 적당하고 직원들도 가만가만해

좋았습니다. 

 

사진을 찍어보니 제 이들도 꼭 저만큼 늙어 있었습니다.

우선 코로나 19로 하지 못했던 스케일링을 하고

깨진 이와 잇몸 등을 치료하기로 했습니다.

스케일링을 하면 늘 피가 나서 으레 그러는 걸로

알았는데 이번엔 피가 나지 않았습니다.

 

치열이 엉망인 제 이를 다루느라 고생했을 치위생사는

오히려 제가 힘들었을 거라며 저를 위로해 주었습니다.

앞으로 몇 번을 가야 할지 알 순 없지만 난생 처음으로

치과가 무섭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으로 오는 길,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이 다 달라 다행이다, 나 같은 사람만 있다면

치과의사도 없고 치위생사도 없었을 텐데...

남의 입안을 들여다보고 치료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니!  

더구나 그 힘든 일을 하면서 저렇게 친절하다니...

저렇게 착한 이들이 있을까...

 

다른 때 같으면 칭찬의 대상을 밝히지만 오늘은

밝히지 않겠습니다. 치과 이름을 썼다가 그 치과가

유명해져서 진료 받기 어려워지면 곤란하니까요.

그래도 눈 밝은 분들을 위한 힌트는 이 글에 있습니다.

치과를 가야 하는 분들, 꼭 그곳을 찾아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