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安重根: 1879-1910).
듣기만 해도 가슴이 뜨거워지고
부끄러움으로 얼굴이 달아오르는 이름.
대한제국의 주권을 빼앗는 데 앞장선 일본제국 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 (伊藤博文: 1841-1909)를 1909년 10월 26일 아침
러시아제국 하얼빈 역에서 사살한 대한의용군 참모중장.
안중근 의사 가족 사진첩과 유묵, 리움미술관 기술로 보존처리
안 의사 순국 112주기 맞아
삼성문화재단,보존처리지원
내년 3월 작업 마치고 인계
사회공원 사업의 일환
안중근 의사의 가족 사진. 부인 김아려 여사와 두 아들의 모습이다. [사진 한국화랑협회]
삼성문화재단 측은 "유묵 2점은 작품 종이와 장황천(족자의 주위를 꾸미는 천)의 불균형으로 인해 꺾여지고 우글쭈글해진 상태"라며 "현재 노후된장황을 천연소재의 장황천으로 교체한다"고 말했다. 작품 종이는 리움미술관에서 직접 만든 고풀(동양 고서화의 보존처리에 사용하는 접착제로 10년 이상 항아리에서 발효시킴)로 배접해 꺾임과 우는 현상을 완화할 예정이다. 유묵을 오랫동안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굵게말이축과 오동나무상자도 새롭게 제작한다.
안중근 의사 가족 사진첩. [사진 한국화랑협회]
1910년 안중근(1879~1910)의사는 목숨을 건 하얼빈 의거를 앞두고 동지 정대호에게 부탁해 부인과 두 아들을 하얼빈에 오게 했다. 의거 직전 가족 얼굴을 한 번이라도 더 볼 요량이었으나 안타깝게도 가족은 의거 다음날(10월 27일)에 도착해 서로 만나지 못했다. 당시 일본 경찰은 이 가족을 일본 총영사관으로 연행해 조사하고 사진을 찍었다.
'안중근의사숭모회'가 소장한 안중근(1879~1910)의사의 가족사진첩과 옥중 유묵 두 점이 삼성문화재단 리움미술관의 지원으로 보존 처리된다. 삼성문화재단은 오는 26일 안중근 의사 순국 112주기를 맞아 사단법인 '안중근의사숭모회'가 소장하고 있는 안중근 의사의 가족사진첩 1점과 유묵 2점 등 유물 보존처리를 지원한다고 22일 발표했다.
삼성문화재단이 독립문화유산 보존 처리를 지원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재단 측은 "안중근 의사의 숭고한 애국정신과 평화 사상을 많은 사람에 알리는데 도움이 되고자 나섰다”고 밝혔다. 삼성문화재단 리움미술관은 미술품 원상복구와 보존처리에 상당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재단은 지난해 8월 안중근의사숭모회, 안중근의사기념관과 함께 안 의사의 유물을 조사했고 보존처리가 필요한 유물 3점을 선정했다. 재단은 "안중근의사기념관 측과 보존처리 방법과 범위를 협의해 작업을 시작했으며, 전체 작업은 내년 3월에 마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존작업을 마친 유물은 안중근의사숭모회로 다시 인계된다.
100년이 넘는 세월의 흔적으로 빛바래고 낡은 사진 속엔 안중근 의사가 마지막까지 그리워했던 가족, 김아려 여사와 두 아들의 가족사진이 있다. 한복을 입고 앉아 있는 부인 김아려 여사 옆에 큰아들 분도가 서 있고, 작은아들 준생이 무릎에 안겨있다. 당시 일본 경찰이 찍은 사진은 안중근 의사의 통역관이었던 ΄소노키 스에요시΄가 사형이 언도된 뒤 안 의사를 안타깝게 여겨 손수 마련한 비단 사진첩에 담아서 전해준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소노키가 보관하던 사진은 일본의 한 소장가에 의해 2020년에 한국으로 반환됐다.
현재 사진첩은 연결부가 끊어져 분리되고 모서리 부분이 많이 닳고 해진 상태. 삼상문화재단은 "다행히 사진은 상태가 양호해 사진첩의 손상 부분을 수리해 최대한 원래 모습으로 복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중근 의사의 옥중 유묵. 1910년 3월 뤼순감옥에서 쓴 글이다. [사진 한국화랑협회] 안중근 의사의 옥중 유묵. [사진 한국화랑협회] 안중근 의사 가족 사진첩을 보존처리하고 있는 모습. [사진 한국화랑협회] 안중근 의사의 유묵을 보존처리하고 있는 모습. [사진 한국화랑협회]안중근 의사의 정신이 담긴 옥중 유묵은 '천당지복 영원지락(天堂之福 永遠之樂)', '지사인인 살신성인(志士仁人殺身成仁'이라 쓰여진 글이다. '천당지복영원지락'은 안 의사가 1910년 3월 뤼순감옥에서 쓴 글로 ‘천당의 복은 영원한 즐거움이다’ 라는 뜻으로 안 의사의 깊은 신앙심이 배어 있다. 최초 소장자가 누구인지는 알려져 있지 않으며, 안 의사의 가족사진첩과 함께 2020년에 한국으로 반환됐다.
΄지사인인 살신성인(志士仁人殺身成仁)΄은 ‘높은 뜻을 지닌 선비와 어진 사람은 옳은 일을 위해 목숨을 버린다’라는 의미다. 재판장에서 독립의 신념과 동양평화를 외치며 많은 사람을 감동하게 한 안중근 의사의 의연함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 글씨는 『논어』΄위령공(衛靈公)΄편에 나오는 ΄높은 뜻을 지닌 선비와 어진 사람은 살기 위해 인을 해치는 일이 없고 자신을 죽여 인을 이룬다΄라는 공자의 말을 인용한 것, 1910년 3월 뤼순감옥에서 안 의사가 자신의 공판을 스케치한 『도요신분(土陽新聞)』 통신원인 ‘고마츠 모토고’에게 써준 유묵이다. 이후 유묵은 ‘고마츠 모토고’의 종손 ‘고마츠 료’에 의해 2016년 11월 한국으로 반환됐다.
삼성문화재단 측은 "유묵 2점은 작품 종이와 장황천(족자의 주위를 꾸미는 천)의 불균형으로 인해 꺾여지고 우글쭈글해진 상태"라며 "현재 노후된장황을 천연소재의 장황천으로 교체한다"고 말했다. 작품 종이는 리움미술관에서 직접 만든 고풀(동양 고서화의 보존처리에 사용하는 접착제로 10년 이상 항아리에서 발효시킴)로 배접해 꺾임과 우는 현상을 완화할 예정이다. 유묵을 오랫동안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굵게말이축과 오동나무상자도 새롭게 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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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문화선임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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