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노년일기 109: 노인과 아이 (2022년 2월 23일)

divicom 2022. 2. 23. 18:30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임신부들이

아기 낳을 곳을 찾지 못해 이 병원 저 병원을 헤매다가

보건소에서 낳거나 119 구급차에서 아기를 낳았다는

소식을 접하니 참 기가 막힙니다.

 

아기가 태어나지 않아 큰일이라면서, 

출산율이 낮아 나라가 망하게 되었다면서

용감하게 임신한 사람들을 왜 이렇게 힘들게 하는 걸까요?

 

이 소식을  들으니 세익스피어의 소네트 한 편이 떠올라

대충 번역해 옮겨둡니다.

 

소네트 2: 

 

When forty winters shall besiege thy brow,
And dig deep trenches in thy beauty’s field,
Thy youth’s proud livery, so gazed on now,
Will be a tatter’d weed, of small worth held:
Then being ask’d where all thy beauty lies,
Where all the treasure of thy lusty days,
To say, within thine own deep-sunken eyes,
Were an all-eating shame and thriftless praise.
How much more praise deserved thy beauty’s use,
If thou couldst answer ‘This fair child of mine
Shall sum my count and make my old excuse,’
Proving his beauty by succession thine!
This were to be new made when thou art old,
And see thy blood warm when thou feel’st it cold.

 

꼼짝없이 마흔 번의 겨울을 겪은 그대의 이마,

그대 아름다움의 현장, 젊음의 자랑이었던 그곳엔

깊은 도랑 패여, 시들 대로 시든 잡초뿐 볼품없으니,

누군가 그대의 아름다움이 어디 갔느냐고, 활기찼던

시절의 숱한 보물들은 어디 있느냐고 물을 때,

푹 꺼진 그대 눈 속에 있다고 대답하는 건 너무도

부끄럽고 무의미한 언사이리니,

그대 이렇게 답한다면 그대 아름다움의 쓰임새에

크나큰 찬사가 내리리, ‘이 어여쁜 아이가 나의 모든 것이고

내 모든 이유랍니다‘, 그대의 아름다움이 그의 아름다움으로

계승되었음을 증명하면서!

이렇게 하면 그대 늙어도 새로워지고

노년의 한기 속에서도 그대의 피는 따뜻해지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