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미얀마를 위해 할 수 있는 일 (2021년 3월 31일)

divicom 2021. 3. 31. 08:55

지난 2월 1일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후 지금까지 51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그 중 30여 명은 어린이들이라고 합니다. 지난 27일 '미얀마군의 날' 하루에만 100명이 넘게

숨졌고, 그 중 12명이 어린이였습니다. 지금까지 2,574명의 시민이 구금됐고, 37명이 유죄

판결을 받고 복역 중이라고 합니다. (나무위키 참조). 3월 9일엔 독립언론 〈미얀마 나우〉를

포함, 언론사 다섯 개가 폐쇄되었고 기자들이 체포했다고 합니다. 

 

미얀마 소식을 들을 때마다 탄식이 나옵니다.

광주민주화항쟁이 떠오릅니다. 전두환 군사정부에게 재갈 물린 언론은 오늘의 미얀마를

닮은 상황을  제대로 보도하지 못했고, 한국인들조차 광주의 실상을 알지 못했습니다.

광주의 시민들이 얼마나 분하고 억울했을까요?

 

사십여 년이 지난 오늘, 21세기에 들어서고 21년인데, 또 1980년 봄 광주와 같은 상황이

재연된다는 게 인간의 미래에 대한 절망을 부추깁니다. 이 절망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을까요? 그러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시사IN에 그에 대한 기사가 있기에 조금

줄여 옮겨둡니다. 문단 말미의 말없음표는 기사가 잘렸음을 뜻합니다.

 

 

미얀마 시민의 생명을 위해 ‘한국에서 할 수 있는 일’ -- 김영화 기자

.....

국내에서 미얀마어 강사로 활동하는 박성민씨(27)는 미얀마의 지인에게 받은 현장

사진과 영상을 SNS에 공유한다. “한국 언론에 보도되는 내용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미얀마 친구들이 ‘언제까지 우리가 유엔을 기다리겠나. 알아서 싸워야 한다’고 하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것뿐이었다.” 그 후 어떻게 도울 수 있느냐는 메시지가 수십 개씩 쇄도했다. 안타까움을 담아 온라인 해시태그(#prayformyanmar #savemyanmar)에

동참하고, 군부 규탄 시위에서 세 손가락 경례를 한다...

 

 

1. 시민 연대 기금

 

미얀마 시민들은 시민불복종운동(CDM: Civil Disobedience Movement)으로 군부에

맞선다. 관공서·병원·은행·철도 등에서 파업으로 군부의 국정 운영을 마비시키려는

목적이다. 현재 공무원 10만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일반 회사원과 공장 노동자까지

포함하면 더 많다. 미얀마 활동가와 연구자 대다수가 이 운동이 오래 버텨야 군부를

압박할 수 있다고 본다. 문제는 생활고다. 재한 미얀마인 웨 느웨 흐닌 소 씨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사람들이 파업에 두 달째 참여하고 있다. 싸움을 버틸 수 있게 하는 생계비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최근 군부는 파업 중인 철도 노동자들을 기숙사에서

강제로 쫓아냈다.

 

미얀마 민주주의 네트워크는 CDM에 동참하는 공무원들이 계속 파업할 수 있도록 모금 운동을 진행 중이다. NLD 한국지부와 미얀마 이주노동자, 유학생, 국내 시민사회 단체를 중심으로 꾸려졌다. 정범래 공동대표는 “모금 10여 일 만에 2억5000만원을 모금해 현지에 송금했다”라고 말했다. 이후 3월12일 소모뚜 주한 미얀마노동자복지센터 운영위원장, 얀 나잉 툰 NLD 한국지부장 등 한국에 있는 미얀마 민주화 활동가들이 현지 언론을 통해 공개 수배되었다. 시민불복종운동 중인 미얀마 공무원들에게 후원금을 전달한

혐의다. 정범래 대표는 “이렇게 수배령까지 내린 걸 보면 공무원들의 불복종운동이 군부 세력에 실제로 큰 타격을 주는 듯하다”라고 말했다...

 

해외주민운동연대(KOCO)는 3월11일 1차 연대기금으로 모인 1900만여 원을 미얀마

시위대에 전달했다. KOCO는 2012년부터 미얀마·캄보디아·타이 등 아시아 8개국의 시민조직과 연대하는 국내 단체다. 강인남 대표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미얀마를 위해 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은 기금 마련이라고 했다. “이번 민주화운동이 성공하려면 시위가

오래가야 한다. 쓰러지면 다시 일어나고 무너지면 다시 세우고 숨어 있다가 다시

나오고…. 이 ‘진지전’을 하는 힘은 결국 돈이다.” 이 밖에도 모금 활동이 따비에, 참여연대,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사람예술학교, 5·18 기념재단 등 여러 시민사회단체에서 진행되고 있다...

 

2. 온라인 연대 활동

 

부산의 한 카페(홍지컴퍼니)에서 ‘미얀마의 민주화를 응원합니다’라고 쓴 커피잔 홀더를 제작했다. 이 이미지가 미얀마 인터넷에서 크게 화제가 됐다. 페이스북 200만 팔로어를 둔 미얀마인 익빤세로 씨가 사진을 공유하면서다. “이 혁명의 와중에서 한국이 너무나 고맙다.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한 경험이 있어 우리를 정신적으로 지지해주는 나라다. 미얀마 소식을 지켜보며 세계로 알리고 있다. 국회의원들도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군부 규탄 집회를 열고, 일반 시민들이 미얀마 민중가요를 불러주었다. 마스크에도 ‘Save Myanmar’라고 써서 우리를 지지하고 있다. 이 혁명이 끝나면 두 나라의 관계가 달라질 것 같다.” 12만명이 ‘좋아요’를 눌렀고 댓글 1300여 개가 달렸다. 3월12일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승려들과 미얀마 유학생, 활동가들의 오체투지 행진이 있었다. 여기에도 미얀마 시민들의 응원과 감사가 쏟아졌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미얀마 민주화 시위의 또 다른 무대다. ‘거리 시위대’가 싸우는 동안 ‘키보드 파이터’들이 SNS로 도움을 호소한다. 한나유리 씨는 일주일 전 시위에 나가 최루탄에 중상을 입은 후 키보드 파이터로 나서고 있다. “말 한마디라도 해외에서 우리를 지지하는 걸 보면 큰 힘을 얻는다. 우리가 고립되지 않고 함께 싸우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가 운영하는 텔레그램 채널에는 한국 내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연대 움직임들이 일일이 기록되어 있었다. ‘최근 미얀마 위기는 1980년 5월 광주에서 일어난 시민혁명과 닮았다. 한국인들은 불의를 참지 않고 우리와 연대하고 있다(3월10일 대한민국 국회의원-재한 미얀마 시민사회단체 공동 기자회견에 대해).’ ‘한국은 거의 매일 최선을 다하고 있다(3월16일 대한불교조계종 미얀마 민주화 기원 입장 발표에 대해).’...

 

3. 정부 대 정부 차원의 지지

 

웨 느웨 흐닌 소 씨는 미얀마 민주화를 위해 ‘3C’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CRPH(연방의회 대표위원회)·CDM(시민불복종운동)·Civilians(시민)이다. CRPH는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선출된 NLD 소속 의원들이 주축이 되어 구성한 임시정부다. 이를 위해서 시민들의 움직임 외에도 정부 대 정부 차원의 지지가 뒷받침돼야 한다. 한국 정부는 3월12일 미얀마에 군용물자 수출을 중단하고, 미얀마 군부 및 경찰과의 교류를 중단하기로 했다. 또 미얀마 정세가 안정화될 때까지 국내의 미얀마인에 대한 인도적 특별체류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얀 나잉 툰 NLD 한국지부장은 “현재 타이 국경으로 피란 가는 행렬이 많다. 한국이 타이 국경에 캠프촌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달라”라고 전했다.

 

쿠데타 정부에 직접적인 손실을 가하려면 한국 정부가 더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유엔 진상조사위원회 2019년 보고서는 미얀마 군부와 계약한 주요 14개 기업 중 한국 기업이 포스코, 롯데호텔, 태평양물산 등 6개라고 밝힌다. 지난 3월3일, 224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한국시민사회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미얀마 군부와 합작투자한 국내 기업에 대한 조사와 제재를 정부에 촉구했다. 미얀마 양곤의 시위대 조직가인 민 테인 툰 씨는 3월16일 “군부와 연결된 자금을 중단시킬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조치를 취한다면 미얀마 시민들 처지에서는 엄청난 지지 메시지가 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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