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커리카페의 5인용 남색 소파에
바랜 체크무늬 셔츠를 입은 노인이 홀로 앉아
휴대전화를 들여다봅니다.
음료도 없이 빵도 없이 한참 들여다보다가
창가의 1인 석으로 옮겨 앉습니다.
노인이 앉았던 소파에 그이 나이의
십분의 일쯤 되어 보이는 사내 아이가 털썩
통통한 몸을 앉힙니다.
노란 색 티셔츠는 새 것이어도
표정은 조금 전 노인을 닮았습니다.
음료도 없이 빵도 없이 아이도 홀로 앉아
휴대전화를 들여다봅니다.
웃음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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