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사회의 시민들은 사는 것을 좋아합니다.
구매력은 우리가 자본주의사회의 일원임을 증명하니까요.
구매는 언제부턴가 시민의 요소 중 하나가 되었는데
우리가 사는 물건 중엔 필수품보다 필수품 아닌 것들이 더 많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외출을 자제하게 되자
인터넷쇼핑이 극적으로 늘었습니다. 배달하는 분들의 업무도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사십 대 중반의 '쿠팡맨'이 과중한 업무에 치어 숨졌는데,
회사 측은 그이는 일하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원이라 다른 직원의 절반 정도의 일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면 경력 쿠팡맨들은 얼마나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을까요?
국제사회는 한국이 코로나19 대처를 잘한다고 칭찬하지만
이 나라가 과연 선진국인가, 저 칭찬에 가려 들리지 않는
신음소리가 얼마나 클까, 신음하다 죽어가는 한국인이 얼마나 많을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가슴이 아픕니다.
사지 맙시다!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것 빼고는 사지 맙시다!
사설]코로나 속 플랫폼 노동현실 보여준 새벽 쿠팡맨의 죽음
새벽 배송에 투입됐던 ‘쿠팡맨’이 숨졌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에 따르면 이커머스업체 쿠팡 소속 40대 노동자 김모씨가 지난 12일 새벽 경기 안산시의 한 빌라 건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엘리베이터도 없는 5층 빌라 건물을 계속 오르내리는 배송 업무를 하다 쓰러진 것으로 추정된다. 김씨는 지난달 1년 계약으로 고용된 입사 4주차의 비정규직 노동자였다. 안타까운 죽음이 아닐 수 없다.
경찰은 김씨의 사인을 허혈성 심장질환이라고 밝혔다. 이는 관상동맥이 막히면서 생기는 질병으로 공공운수노조와 동료 쿠팡맨들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급격하게 늘어난 배송 물량으로 인한 과로를 그 원인으로 지목한다. 반면 회사 측은 “해당 쿠팡맨은 입사 후 트레이닝을 받는 중이어서 일반 쿠팡맨의 50% 정도 물량을 소화했다”고 말했다. 보통의 노동자라면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배송 물량이라는 말이다. 쿠팡맨의 1일 배송 물량은 300개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문 물량이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게 쿠팡맨들의 설명이다. 아직 업무에 익숙하지 않은 신입사원 김씨가 감당하기 버거운 물량을 새벽시간까지 배송하는 과정에서 신체에 무리가 왔을 개연성이 크다.
쿠팡맨의 죽음은 코로나19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플랫폼노동자들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정보기술(IT) 발달과 경기 침체로 플랫폼을 활용한 특수고용노동자는 계속 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로 일자리가 줄면서 오토바이 배달 등 ‘투잡’으로 생계를 꾸리려는 자영업자·비정규직도 증가 추세에 있다. 감염병 확산 속에서 그나마 경기를 지탱하고 있는 곳은 배달·배송과 같은 비대면 플랫폼노동시장이다. 문제는 플랫폼노동이 늘고 있지만, 종사자 처우나 법적 보호는 더 열악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잠시 멈춤’과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한창이다. 그러나 플랫폼노동자를 비롯한 영세자영업자, 학교 비정규직, 프리랜서 등 생계 취약계층은 멈추기도, 거리 두기도 쉽지 않다. 일자리를 잃거나 소득이 줄었음에도 사회안전망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노동 약자에 대한 지원이 시급하다. 정부는 재난생계소득 형식의 생활비 지원과 함께 세금·공과금 감면을 적극 실시해야 한다. 또 단기일자리 창출, 직업훈련 등을 통한 고용 확대 사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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