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가 많아지고 쉽게 얻을 수 있게 되며
정보를 구별할 줄 모르는 사람들도 늘어납니다.
거짓 정보, 참 정보, 조금만 참인 정보 등 정보에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검증을 거친 정보는 지식이 되지만 '가짜 뉴스'가 되어 버려지는 것이 훨씬 많습니다.
어떤 사람이 정보를 구별하는 것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습니다.
뿌리없는 식물 같은 사람인지, 다져진 땅 같은 사람인지, 칭찬은 좋아하고
훈육은 싫어하는 아이 같은 사람인지, 좋은 약은 입에 쓰다는 걸 아는 사람인지...
'인포데믹(infodemic:정보전염병)이라는 용어가 처음 나타난 건 십여 년 전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덕에 요즘 부쩍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코로나19는 바이러스가 옮기지만 인포데믹은 무식과 무지가 옮깁니다.
[여적]인포데믹
세계는 지금 두 개의 전염병과 싸우고 있다. ‘코로나19’와 ‘인포데믹(정보전염병)’이다. 인포데믹은 정보(information)와 전염병(epidemic)의 합성어로, 잘못된 정보가 마치 전염병처럼 퍼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 말은 미국 전략분석기관인 인텔리브리지(Intellibridge)의 창립자인 데이비드 로스코프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SARS)으로 세계가 공포에 떨던 2003년 5월 워싱턴 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처음 사용했다. 인포데믹의 매개체는 인터넷과 미디어다. 때로는 권위자, 전문기관의 외피를 쓰고, 참과 거짓을 교묘하게 섞어 대중의 마음에 파고든다. 물리적 전염병은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지만, 정보전염병은 지구 반대쪽까지 빛의 속도로 도달해 비이성적인 행동을 유발하고 사회·경제적인 파국을 가져올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초 코로나19와 관련해 진위를 따질 수 없는 무분별한 정보가 범람하며 방역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일찌감치 ‘대형 인포데믹’을 경고했다.
지난 주말 성남의 한 교회에서 가짜정보로 인해 교인들이 무더기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으며 인포데믹의 위험을 톡톡히 경험하고 있다. 예배 때 감염을 막는다며 신도들에게 차례대로 입안에 소금물을 분무했는데, 방역당국은 이를 인포데믹으로 규정했다. 충격적인 일은 ‘따뜻한 소금물로 자주 입안을 헹구면 예방 효과 있음’ ‘콧물과 가래가 나면 보통 감기’ 등의 가짜정보가 대한영양사협회의 공식 홈페이지에도 올라 있다는 것이다. ‘오염된 진실’에 단체의 권위까지 더해지면 어떤 비극적 결과를 초래할지 상상만으로도 오싹하다.
5년 전 메르스 사태 후 ‘의료와 사회’ 잡지에 ‘어쩌면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것’이란 글이 실렸다. 잘못된 정보로 인한 공포와 불신의 감염이 더욱 위험하다며 정보의 공개 못지않게 바른 유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말은 현 상황에서도 유효하다.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해 전파되는 ‘서울의대 졸업생 의견’ 등 가짜 정보에 현혹되지 말고 방역당국이 강조하는 일관된 행동수칙만을 따르는 것이다. 가짜정보를 걸러내면서 바른 정보가 먼저 도달하도록 해야 인포데믹과의 싸움에서 승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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