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오만한 선교 (2010년 7월 26일)

divicom 2010. 7. 26. 06:23

"한 달쯤 전부터 리비아에 투자하는 한국인 사업가들이 서울에 있는 주한 리비아 대표부에 비자를 받으러 갔다가 대표부가 폐쇄된 것을 알고 발만 동동 굴렀다. 한국 정부에 문의해도 알지 못한다는 답만 들려왔다. 나중에 MBC 보도로 알려졌지만, 리비아 대표부는 일방적으로 사무실을 폐쇄하고 본국으로 철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가 하면 성사 직전까지 갔던 리비아에서의 한국 기업의 건설 계약이 취소되고, 협상이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리비아 현지에서는 한국 기업이 공사 수주 과정에서 거액의 뇌물을 준 정황을 리비아 정부가 조사하고 있다는 얘기가 돌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와중에 지난 6일부터 13일까지 이명박 대통령
의 친형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리비아를 방문했지만,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최고 지도자를 만나지 못한 것도 주목을 끌고 있다.

공교롭게도 양국 간에 이러한 난기류가 일어나기 시작한 시점을 전후해 리비아에서 선교 활동을 하던 한국인 목사가 구속됐다. 25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유학생 신분으로 입국한 고모씨가 지난달 말 리비아 당국에 체포된 데 이어, 한국인 교민 주모씨도 고씨 문제와 관련해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리비아는 수니파
가 97%를 차지하는 보수적인 이슬람 국가여서 기독교 선교를 하는 것은 국내법으로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측 선교사를 체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25일 '아직 체포된 두 사람의 관계를 정확히 알 수 없고, 이들이 어떤 혐의로 리비아 당국에 체포됐는지 알지 못한다'면서 '만약 목사의 종교활동 때문에 리비아 정부가 주한 리비아 대표부를 폐쇄했다면 그건 코미디가 아니겠느냐. 관련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목사 고씨는 지난달 말 행방불명 신고가 접수됐으며, 한국 측은 이달 6일 리비아 외무부로부터 '관계기관에서 조사하고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정부는 아직 고씨에 대해 영사접견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아와의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이례적인 '사건'에 대해 외교부는 아직 자세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 경향신문 인터넷판 7월 25일 자에서.

 

기사에서는 "양국 간에 이러한 난기류가 일어나기 시작한 시점을 전후해 리비아에서 선교 활동을 하던 한국인 목사가 구속됐다"고 했지만, 목사의 선교활동이 한국과 리비아의 관계를 악화시킨 것이 아닐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고 목사는 수년 전에 '유학생 신분'으로 리비아에 입국하여 트리폴리에 있는 한 국립대학에 다녔다고 합니다.

 

서울 이태원동에 있던 주한 리비아 경제협력 대표부가 사무실을 폐쇄하고 철수한 지 약 한 달이 되었지만 한국 외교통상부는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경제협력 대표부 사무실 폐쇄로 비자발급을 비롯한 영사업무가 중단되어 출입국 문제뿐만 아니라 발전기, 보일러 등 사업에 필요한 물품 수입에도 상당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으며, 리비아에 진출해 있는 한국 건설업체들에게 필요한 건설인력들도 들어가지 못해 공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게 서울신문의 보도입니다.

 

정부는 고 목사의 석방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고 하는데, 다른 나라의 법을 위반해가면서 '오만한 선교'를 벌인 사람을 구하기 위해 이 나라가 또 얼마나 비싼 값을 치러야하는지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고 목사는 이슬람 국가에 들어가 기독교 선교를 했으니 '순교자'가 될 각오도 했을 겁니다. 외교부는 그를 구하느라 국력을 낭비하지 말고 리비아와의 관계 회복에 힘을 써야 합니다.

 

외교부 당국자가 "만약 목사의 종교활동 때문에 리비아 정부가 주한 리비아 대표부를 폐쇄했다면 그건 코미디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참 큰일입니다. 소위 외교관이라는 사람이 사건의 배경도 확실히 모르면서 다른 나라 정부가 취한 조처를 비웃고 있으니까요. 이 당국자는 외교에서 '만약(if)'을 얘기하는 건 금기라는 기본적인 것도 모르나 봅니다. 게다가 이 대통령의 형이 리비아까지 가서도 최고지도자를 만나지 못했는데도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국내 건설 경기 침체로 고통 받고 있는 건설업체들이 이 일로 인해 떠안게될 손해와 부담, 고 목사를 보낸, 혹은 그에 동조하는 기독교 단체들이 해결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