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반갑다, 비!(2019년 2월 3일)

divicom 2019. 2. 3. 08:54

비가 꽃보다 예쁠 수 있다는 걸 오늘 알았습니다.

유리창문에 송송히 맺힌 빗방울은 흑백영화 속의 꽃 같고

목말랐던 홈통들은 비를 마시느라 요란합니다.


오랜만에 세상이 샤워를 하니

곳곳에 쌓였던 먼지가 비를 타고 흘러

여기저기 검은 시내가 흐릅니다.

내일은 입춘, 정말 봄이 오려나 봅니다. 

봄은 손님, 손님이 오기 전에 집을 청소해야 합니다.


지난 여름은 혹독했지만

이 겨울은 그다지 춥지 않았습니다.

여름에 심하게 더우면 그해 겨울엔 심하게 춥다는

통설이 빗나가, 롱패딩을 비롯한 방한의류업체들이

고전한다고 하지요.


춥지 않은 이 겨울이 지나면 어떤 봄과 여름이 올까요?

날씨는 자연에게 달린 것이나 자연은 인간의 소행을

반영하니, 봄여름이 전과 달라도 크게 불평할 수 없겠지요.

더우면 더운 대로 추우면 추운 대로 배울 게 있을 겁니다.


김기림의 말처럼 '세계는 나의 학교', 

학교는 그대로지만 교실은 늘 미화 중입니다.

빗소리에 깃든 봄의 숨소리... 아, 봄이 오고 있습니다.

비 덕에 맑아지는 세상처럼 마알간 얼굴로 봄을 맞고 싶습니다.

고맙다,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