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즐거운 산책

7월, 그리고 '나은 삶의 비결'(2017년 7월 2일)

divicom 2017. 7. 2. 18:43

오늘은 7월 첫 일요일입니다. 반가운 비가 내리니 우산을 든 사람들의 표정도 밝아 보입니다. 

비록 비의 양은 많지 않지만 곧 더 많이 올 것만 같습니다. 꼭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목마름으로 고생하는 존재가 하나도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아침 '즐거운 산책 김흥숙입니다(tbs.seoul.kr)'에서는 '가장 음악적인 달, 7월'과, 올해의 남은 반년 동안을 

지난 반년보다 잘 보내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생각해보았습니다. 7월이라고 하면 '더위'와 '장마'를 생각하는 분들이 많지만, 자연 현상은 인간이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은 더위와 장마에도 불구하고 마음의 평화와 몸의 건강을 잃지 않는 것이겠지요. 


7월을 가장 음악적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7월의 햇살과 굵고 가는 비, 천둥과 번개, 공기를 채우는 수증기의 입자들, 더위 속에서 오히려 승승장구하며 아름다운 꽃과 열매를 만들어내는 식물들, 그 생명의 에너지를 느끼는 사람들일 겁니다. 음악적인 달 7월에 좋은 음악을 음미하며 더위를 잊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박혜은 맥스무비 편집장과 함께 하는 '영화 읽기'에서 소개한 영화 중엔, 이준익 감독의 '박열'과, 봉준호 감독의

'옥자'가 보고 싶습니다. '박열'은 일제강점기 독립투사를 그린 영화인데, 무엇보다 고증에 충실한 영화로, 등장인물 모두가 실존했던 인물이라는 게 매력입니다. 우리나라 역사 영화 중엔 약간의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가미한 

작품이 많았는데, 관객은 그 영화를 실화로 오해하여 역사를 곡해하는 일이 종종 있었습니다. 게다가 한국과 

일본의 역사를 다루는 영화들은 대부분 양국의 대립을 선악 구도로 보여주는 데 비해, '박열'은 타고난 국적보다 

어떤 생을 사는가를 중시한다고 하니, 이 영화가 더욱 관심을 끕니다.


'옥자'는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몰고 다녔는데, 인간과 동물의 교감, 유전자 조작 식량에 대한 경각심, 자본주의의 대량생산 시스템 등, 다양한 이슈를 해학과 풍자로 보여준다니 꼭 보고 싶습니다. 박 편집장이 전해준 봉준호 감독의 

얘기도 이 영화를 꼭 보고 싶게 만듭니다. 봉 감독은 "'옥자'는 점점 극으로 치달아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이 피로감과 고통을 받는 것처럼, 동물도 같은 피로감과 고통을 받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영화"라고 했다니까요.


권태현 출판평론가와 함께 하는 '책방 산책'에서는 미국 경제학자 로버트 마이클의 <인생을 결정짓는 다섯 가지 

선택>과, 여행작가 김혜영 씨의 <타박타박 서울 유람>을 소개해드렸습니다. 


'문화가 산책'에서는 김동리, 박경리 두 작가를 기념하는 우표가 나왔다는 소식을 전해드리고, 성남의 한국학 

중앙연구원에서 열리고 있는 특별전 '옛사람들의 사랑과 치정', 그리고 부산 해운대 고은 사진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사진작가 바바라 클렘의 '빛과 어둠'전을 소개해드렸습니다. tbs에서는 요금을 내고 감상하는 문화행사는 소개할 수 없어 방송에서는 말씀드리지 못했지만, 신문로 성곡미술관에서 9월 3일까지 계속되는 앙드레 케르테츠 사진 전시회와, 북촌 아트선재센터에서 8월 6일까지 열리는 노순택 사진전 '비상국가 2'는 꼭 보고 싶습니다. 아시다시피 

케르테츠는 헝가리 출신으로 20세기 사진미학의 선구자로 불리며, 노순택 씨는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부조리 현장을 사진으로 기록해 온 작가입니다. 


'즐거운 산책...' 말미에 소개해드린 우리말은 '송아리'였습니다. 송아리는 '꽃이나 열매 따위가 잘게 모여 달려 있는 덩어리'를 뜻합니다. 여름꽃들도 어여쁘지만 방울토마토 송아리, 포도 송아리, 꽃 못지않게 귀엽고 예쁩니다. 

오늘 들려드린 음악 명단은 tbs 홈페이지(tbs.seoul.kr) '즐거운 산책...' 방의 '선곡표'에서 볼 수 있습니다. 

아래에 '들여다보기'에서 읽어드린 제 글 '나은 삶의 비결'을 옮겨둡니다.  



나은 삶의 비결

 

2017년의 절반이 지났습니다.

남은 반년은 지난 반년보다 잘 살고 싶은데

그럴 수 있을까요?

노트를 뒤적이다 오래 전에 누군가로부터 받은

더 나은 삶을 위한 열두 가지 비결을 발견했습니다.

그 중 실천하기 쉬워 보이는 것 몇 가지를 골라 봅니다.

 

매일 20분내지 40분 동안 미소를 띠고 걸어라.

매일 10분 이상 침묵 속에 앉아 있어라.

매일 적어도 세 사람을 웃게 하라.

작년에 읽은 것보다 많은 책을 읽어라.

소중한 에너지를 잡담에 낭비하지 마라.

식물 섭취는 늘리고 공장에서 만든 식품 섭취는 줄여라.

좋은 상황이든 나쁜 상황이든 모든 상황은 변한다는 것을 기억하라.

지난 일을 잊어라. 네 동반자가 과거에 저지른 실수를 일깨우지 마라.“

 

침묵 속에 앉아 있는 것이나 책을 읽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매일 세 사람을 웃게 하고, 지난 일을 잊는 것은 어려워 보입니다.

그래도 노력하겠습니다.

반년 후 아주 조금이라도 나아진 저를 만나고 싶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