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즐거운 산책

공약, 그리고 희망의 기다림(2017년 5월 14일)

divicom 2017. 5. 14. 11:22

어젯밤 일기예보에서는 오늘 새벽부터 황사가 심할 거라고 했는데, 오늘 아침 공기가 그런대로 맑고 

푸른 빛 도는 하늘엔 흰구름이 선명하니 큰 선물을 받은 것 같습니다. 나쁜 일이 일어날 거라고 짐작하고 있다가 그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해지니 행복은 저 흰구름처럼 멀리 있는 게 아니겠지요. 바로 여기 우리의 마음이 우리를 행복하게도 하고 불행하게도 하는 것임을 새삼 생각합니다.


오늘 아침 '즐거운 산책 김흥숙입니다(tbs FM 95.1MHz)'에서는 새 대통령이 '나라를 나라답게' 하기 위해 애쓰는 동안 희망을 갖고 기다려보자는 얘기를 했습니다. 또 나라와 함께 우리 자신을 새롭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도 생각해보았습니다. 살아 있는 것이 좋은 이유는 변화하고 새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첫 노래는 '희망의 속삭임'으로 알려진 노래 'Whispering Hope'였습니다. '희망이, 어둠과 폭풍이 끝나고 햇살이 밝게 빛날 때까지 기다리라고 부드럽게 설득한다'는 노랫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우리 언론과 국민은 조금도 '기다려' 주지 않았습니다. 노 대통령의 세련되지 못한 태도를 문제 삼아 취임 초부터 대통령을 모욕하고 불신 일변도로 대했습니다. 다시는 그런 실수를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세계의 웃음거리가 된 나라를 물려 받은 문재인 대통령... 그가 산적한 문제들을 차근차근 해결할 수 있게 희망을 갖고 기다렸으면 좋겠습니다. 


박혜은 맥스무비 편집장과 함께 하는 '영화 읽기'에서 소개한 영화 중에서는 황혼의 삶을 그린 '길',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에이리언: 커버넌트', 청각장애 소녀와 어린 시절에 그를 괴롭혔던 동급생의 우정을 그린 '목소리의 형태'가 관심을 끌었습니다. 시간이 되면 이 중 한 편이라도 보고 싶습니다.


권태현 출판평론가와 함께 하는 '책방 산책'에서는 박정훈, 하승수, 장귀연, 김익중, 전채은 씨가 함께 쓴 <말이 되는 소리 하네>와, 신경림 시인이 자신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던 수필들을 골라 묶은 책 <뭉클>을 읽었습니다. <말이 되는 소리 하네>에서는 한때 '말이 안 되는 소리'로 폄하됐던 일들이 시간이 흐른 후 잘한 정책으로 자리 잡는 예를 보여 주는데, 그런 면에서 요즘 한창 회자되고 있는 '최저임금 만 원'이 '말이 되는 소리'로 인정 받아 실시되기를 바랍니다.


'문화가 산책'에서 소개한 행사 중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아라비아의 길--사우디아라비아의 역사와 

문화'에 가보고 싶습니다. 이슬람 성지 메카의 카바 신전 문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전시되고 있다고 하니까요. 

전시가 8월 27일까지 계속된다니 꼭 한 번 가봐야겠습니다.


오늘 '즐거운 산책...' 말미에는 '볼우물'이라는 우리말을 소개해드렸습니다. '보조개'와 같은 말로 '볼에 패인 우물'을

뜻합니다. 내일은 '스승의 날'이자 '성년의 날'입니다. 성년이 된 제자들이 은사들을 찾아뵈어 스승들의 얼굴에

볼우물이 패이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들려드린 음악 명단은 tbs  홈페이지(tbs.seoul.kr) '즐거운 산책...' 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아래에 '들여다보기'에서 읽어드린 제 글 '공약'을 옮겨둡니다.



공약

 

새 선장에겐 오래된 배도 새 배이고

새 주인에겐 중고차도 새 차입니다.

새 대통령이 들어섰으니 나라도 새로워지면 좋겠습니다.

 

F. 케네디 미국대통령은 취임식에서

국가가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묻지 말고

당신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물으라.”고 했다는데,

새 나라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선거를 앞두고 쏟아져 나온 장밋빛 공약들,

그 공약들이 헛된 약속이 되지 않게 지켜보며

우리도 각자 공약을 내고 실천해보면 어떨까요?

 

제 공약은 낮은 목소리로 말하기, 많이 먹지 않기,

혼자 있는 시간 늘리기, 이렇게 세 가지인데요,

세상이 시끄러우니 낮은 목소리로 말하고,

힘이 남아돌면 큰소리로 말하게 되니 적게 먹고,

수다보다 사유가 내면을 키우니 혼자 있는 시간을 늘리려는 겁니다.

 

세 가지 공약을 지키려 애쓰며 살다 보면

5년 후쯤엔 교양인이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