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tbs '즐거운 산책 김흥숙입니다(FM95.1MHz)에서는 부모님에 대해 생각해보고, 에디뜨 피아프의 'Non, Je Ne Regrette Rien(아니오, 후회하지 않아요)', 유심초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진송남 씨의 '꿈속의 고향' 등 아름다운 노래들을 들었습니다. 3부 시작 곡으로는 안드레아 보첼리의 'Il Mare Calmo Della Sera(고요한 저녁 바다)'를 듣고, 김기림의 시 '바다와 나비'를 읽었습니다.
어버이날은 대개 종일 길이 막힙니다. 평소에 찾아뵙지 못하던 부모님을 찾아뵈려 움직이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렇겠지요. 밀린 효도를 강요하는 어버이날... 옳은 것은 때로 강요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엔 부모들이 자녀들보다 아는 게 많았지만, 오늘날엔 디지털 기기들로 인해 자녀들에게 '그런 것도 모르냐?'는 핀잔을 듣는 부모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아무리 흐르고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부모들이 자녀들보다 잘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사랑입니다. 부모의 본분은 사랑입니다. 사랑할 줄 모르면 부모가 아닙니다.
아래에 제 칼럼 '들여다보기'에서 읽어드린 '이'를 옮겨둡니다. 오늘 들려드린 음악 명단은 tbs 홈페이지
(tbs.seoul.kr) '즐거운 산책 김흥숙입니다' 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
이가 아픕니다.
특정한 이 하나가 아픈 게 아니라
모든 이가 다 뻐근해 아무 것도 먹고 싶지 않습니다.
딱딱하거나 질긴 음식을 먹은 것도 아닌데
왜 아픈지 알 수가 없습니다.
입을 아 벌리고 찬찬히 들여다봅니다.
큰 사랑니에 밀린 이들은 삐뚤빼뚤한데다
빛깔도 광택도 옛날 같지 않습니다.
이도 피부처럼 나이를 먹은 겁니다.
슬픔을 참느라, 의지를 다지느라 이를 악문 적도 있고,
칼이나 가위 대신 이를 사용한 적도 있지만
이를 생각해 감정이나 음식을 절제한 적은 없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수십 년 동안 매일 혹사한 이,
지쳐 뻐근한 게 당연합니다.
이에게 미안해하다 보니 아픈 곳 많은 어머니가 생각납니다.
이처럼 소리 없이 자식을 위해 심신을 혹사하신 어머니,
어머니와 한 상에 앉아 부드러운 음식을 나누고 싶습니다.
어머니와 이, 함께 위로하고 싶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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