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던 신문을 덮고 산책에 나섭니다.
아침 고요를 깨는 목소리,
적당히 나이든 사람 하나가 길 복판에서
아이를 상대로 떠들고 있습니다.
신문이 시끄러워 길로 나섰는데...
사람처럼 시끄러운 존재가 또 있을까,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리는데
싸늘한 바람이 휘익 불어옵니다.
"야, 추우니까, 들어가 있자!"
말을 멈춘 사람이 반대편에 서있던 아반테의 운전석 문을 엽니다.
아차!
저는 못하고 저 사람이 할 줄 아는 게 어디 운전 한 가지 뿐일까요?
세상 사람 모두 제가 모르는 것을 한 가지씩은 알고
제가 못하는 것을 한 가지씩은 할 텐데...
깜빡 잊었던 겁니다.
저의 무지와 불능과 부족을 시시각각 기억하며
스스로 교만해지는 걸 막고
타인에 대한 존경을 유지해야 하는데...
갈 길이 멀었습니다.
아반테 옆을 지나가는 초로의 여인이 왜
차 안을 향해 고개를 숙이는지
저 사람은 모를 겁니다.
참으로 도처에 스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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