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즐거운 산책

눈(2013년 12월 22일)

divicom 2013. 12. 22. 12:34

오늘 아침 tbs '즐거운 산책'에서는 눈에 대해 생각해보고, 아다모(Adamo)의 'Tombe la Neige(눈이 내리네)'와 이동원 씨의 노래 '내 사람이여'를 들었습니다. '내 사람이여'는 백창우 시인이 작사 작곡한 노래로 노랫말은 물론 멜로디도 아름답습니다. 날씨는 추워지고 미세먼지까지 겹쳐 문을 닫고 지내지만 마음의 문만은 활짝 열어 두시기 바랍니다. 아래는 '즐거운 산책'의 제 칼럼 '들여다보기'에서 읽어드린 '눈'과, '내 사람이여'의 가사입니다.


 

겨울은 눈의 계절입니다.

눈은 대부분의 미인들처럼

멀리서 볼 때 아름답습니다.

 

눈 중의 제일은 산에 내린 눈입니다.

나뭇가지에 얹힌 눈, 바위에 쌓인 눈...

자연이 그린 수묵화가 눈을 황홀하게 합니다.

 

산에 내린 눈은 눈물이 되어 마른 땅을 적시지만

도시의 눈은 짓밟혀 더러워지면서도 사라지지 않으니,

남루하다 못해 비굴해 보입니다.

 

사람도 있어야 할 곳에 있을 때 존경받습니다.

모두가 떠나주기를 바라는데

떠나고 싶지 않다고 앉은 자리를 고집하면

사랑과 존경을 다 잃은 후에

3월의 눈처럼 초라하게 떠나게 됩니다.

 

눈이 되어 내릴 수 있다면 어디에 내리고 싶으세요?

높은 산에 내려 수묵화의 일부가 되어도 좋겠지만

그리운 사람의 눈길이 닿는 담장이나 지붕 위에 내리고 싶습니다.

눈물 되어 흐를 때까지 바라보고 싶습니다.

 


내 사람이여


내가 너의 어둠을 밝혀줄 수 있다면
빛 하나 가진 작은 별이 되어도 좋겠네
너 가는 곳마다 함께 다니며 너의 길을 비추겠네

내가 너의 아픔을 만져줄 수 있다면
이름없는 들의 꽃이 되어도 좋겠네
눈물이 고인 너의 눈 속에 슬픈 춤으로 흔들리겠네

그럴 수 있다면 그럴 수 있다면
내 가난한 살과 영혼을 모두 주고 싶네

내가 너의 사랑이 될 수 있다면
노래 고운 한마리 새가 되어도 좋겠네
너의 새벽을 날아다니며 내 가진 시를 들려 주겠네

그럴 수 있다면 그럴 수 있다면
이토록 더운 사랑 하나로 네 가슴에 묻히고 싶네
그럴 수 있다면 그럴 수 있다면
네 삶의 끝자리를 지키고 싶네

내 사람이여 내사람이여
너무 멀리 서 있는 내 사람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