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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은 하얀 재스민 (2025년 5월 11일)

화분에선 보라빛 재스민 꽃이 하얗게 바래 시들고뒷산엔 아카시아가 피었습니다. 옥상의 뽕나무엔 작은 새의 부리 같은 초록잎이 돋고, 울 안의 장미와 울 밖의 장미들 모두 꽃을 피우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기후 변화가 재앙이라 해도 욕심 많은 사람들이 일으키는풍파만 할까요? 기후 위기 속에서도 꽃들은 제 할 일을 하지만, 사람들은 '기후 위기'라는 제목만 붙여두고 앞서산 사람들이 하던 어리석은 게임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능력은 미천하나 양심적인 삶을 지향하는 소시민의 위로는 사람보다는 꽃에서 옵니다. 가수로서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밥 딜런 (Bob Dylan)이자신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고 밝힌 시, 스코틀랜드 국민 시인 로버트 번즈 ( Robert Burns: 1759-1796) 의 '붉고 붉..

동행 2025.05.11

'헛똑똑이'들의 나라 (2025년 5월 8일)

이 나라처럼 성적 좋은 아이들을 편애하는 나라는 없을 겁니다. 가족 구성원으로서 할 일을 하지 않고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하지않으며 예의를 몰라도 성적만 좋으면 문제되지 않습니다. 부모와 형제는 물론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웬만큼 못 되게 굴어도 성적이 좋으면 합당한 처벌을 받지 않습니다. 형편 없는 인간성의 소유자도 소위 명문대 출신이면 비난과 벌을 면하거나 덜 받고사소한 성취에도 큰 칭찬을 받는 일이 흔합니다. '합력하여 선善을 이룬다'는 말이 있지만, 이 나라의 성적 우선주의는 '합력하여 악惡'을 이룹니다. '헛똑똑이' 부모들이 '헛똑똑이' 자식을 기르고, 그들이 자라 사회 지도층으로 행세하니 나라 또한 '헛똑똑이' 나라가 되어 동네북이 되기 일쑤입니다. 이 불행한 추세를 막을 수 있을까요..

동행 2025.05.08

우리 큰딸 사랑한다 (2025년 5월 6일)

아버지 안 계신 어버이날이 여덟 번... 그리곤어머니도 아버지 계신 곳으로 떠나셨습니다.두 분께 어떤 선물을 드릴까 며칠 전부터 고심하던날들이 꿈 속의 일 같습니다. 매일 아침 두 분의 자유와 평안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이면 눈이 젖기 일쑤입니다. 어제는 편지 봉투들을뒤적이다 어머니가 농협은행 봉투에 쓰신 '우리 큰딸사랑한다 2022년 4月 21日'을 보고 홀로 울었습니다. 그때 어머니가 그 봉투에 '용돈'을 담아 주시기에"엄마, 저는 돈보다 엄마 글이 좋아요. 몇 자 적어 주세요"하고 졸랐습니다. 쓰시지 않겠다기에 그럼 봉투를 받지 않겠다고 버티자 어머니가 하는 수 없이봉투 겉봉에 써 주신 글자입니다. 어머니를 뵈온 듯 기쁘면서도 슬펐습니다. 누구보다 지적인 분이지만 정규교육을 받지 못하신 어머니는 ..

나의 이야기 2025.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