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8

매미야 매미야 (2022년 7월 16일)

변덕스런 하늘 아래 산책길 눈 밝은 동행이 보도 한쪽을 가리킵니다. "말매미가 죽었네." 매미 울음소리 한 번 듣지 못했는데 벌써 죽다니요? 기분이 나쁩니다. 초복이 되도록 말매미 참매미 아무도 울지 않습니다. 인터넷엔 매미 소리를 들었다는 사람들의 글이 있는데 왜 우리집에선 들을 수 없는 걸까요? 뒷산에 무슨 일이 있는 걸까요? 쓰으으... 말매미 울음소리 매앰 맴... 참매미 울음소리 어서 들렸으면 좋겠습니다. 눈물 없이 완성되는 인생이 없듯 매미 울음 없이 완성되는 여름은 없으니까요. ----------------------------------------------- 어제 위의 글을 썼는데 오늘 매미에게서 답장이 왔습니다. 7월 17일 오전 7시 20분에 도착한 참매미의 답장은 "뛰들뛰들... 매..

동행 2022.07.16

매미와 '프링젠: Fringen (2021년 7월 13일)

그제 저녁 잠깐 매미 소리를 들으니 참 반가웠습니다. 어제 저녁에도 잠깐 매미 소리가 들렸습니다. 두 소리 모두 '매앰 맴'은 아니었지만 매미 소리가 틀림없었습니다. 울음소리가 달라도 좋으니 오늘 저녁에 또 매미 소리가 들렸으면 좋겠습니다. 동네마다 다르겠지만 우리 동네에선 대개 7월 10일쯤 매미가 울곤 했습니다. 때로는 첫 울음소리가 며칠 늦게 들리기도 했지만, 일단 울음이 시작되면 그날부터는 계속 들렸습니다. 그런데 올여름은 이상합니다. 아주 잠깐 단말마 같은 울음소리가 들리고는 이어지지 않습니다. 매미도 기상 이변으로 인한 변화와 고통을 겪고 있는 걸까요? 사람들의 잘못으로 인한 기후와 생태계의 변화를 매미도 겪나 봅니다. 혹시 날씨를 관장하는 신이 매미 울음을 그리워하는 인간들을 벌 주기 위해 ..

동행 2021.07.13

침묵의 여름: 매미가 울지 않네 (2020년 7월 20일)

재작년까지는 대개 7월 10일을 전후해 제 방 책상 앞에서 매미의 첫울음 소리를 들었는데, 작년엔 22일이 되어서야 산책길에서 들었습니다. 그때의 감격을 이 블로그에도 기록해두었습니다. 대범한 사람들은 뭐 그까짓 매미 소리를 갖고 그러느냐고 할 수도 있지만, 제겐 그 소리가 웬만한 친구의 목소리보다 반갑습니다. 레이첼 카슨(Rachel Carson)의 명저 이 얘기하듯, 계절의 침묵은 인간이 스스로 야기한 회복 불가능한 세계를 의미하니까요. 인류가 이미 회복 불능 상태에 들어선 것을 생각하면 매미가 울지 않는 게 당연한 것 같기도 합니다. 며칠 전 ‘SBS스페셜’에서 ‘랜덤 채팅 앱’을 통해 만난 남자들에게 매춘을 해서 돈을 벌고 친구들에게 같은 일을 소개하며 수수료를 받는 십대의 여자아이들을 보았습니다..

나의 이야기 2020.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