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매미야, 어서와!(2019년 7월 22일)

divicom 2019. 7. 22. 13:20

밖에서 듣는 매미 소리도 좋지만 집에서 들으면 더 반갑습니다.

작년 여름 집에서 처음으로 매미 소리를 들은 건 7월 10일이었는데

올해엔 들리지 않았습니다.


닷새 전인가 잠깐 뒤 창문으로 매미 소리가 들어오더니 곧 멎었고

그 후론 감감 무소식이었습니다.


그러다 오늘 아침 산책길에서 매미 소리를 들었습니다.

맴맴매앰~~! 얼마나 반가운지 저도 모르게 "와, 매미다!" 하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집에 돌아온 후엔 귀를 쫑긋 열고 매미 소리를 기다렸지만 들리지 않았습니다.


왜 매미들이 울지 않는 걸까요?

혹시 작년 여름 너무 심한 더위가 땅 속까지 데우는 바람에

땅 속에서 애벌레 시절을 보내던 매미들이 죽어 버린 건 아닐까요?


한국의 매미가 애벌레로 지내는 기간은 종류마다 조금씩 달라 1년, 3년, 5년 정도인데

미국 주기매미는 13년 또는 17년간을 애벌레로 산다고 합니다.

전 세계에는 1,500여 종의 매미가 있고 그중 15종이 한국에 산다고 하는데

혹시 그새 15종에서 더 줄어든 것은 아닐까요?


집 앞뒤에서 울어대던 매미 소리가 시끄럽다고 불평한 적도 있었는데

매미 소리가 들리지 않으니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레이첼 카슨(Rachel Carson)이 명저 <침묵의 봄(Silent Spring)>에서 얘기한 대로

반복되는 자연 현상이 제공하는 힐링 효과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밤이 끝나면 새벽이 오고 겨울이 끝나면 봄이 오는 것"과 같은 반복이지요.

(“There is something infinitely healing in the repeated refrains of nature -- 

the assurance that dawn comes after night, and spring after winter.”)

그러니 반복되어야 할 자연 현상이 반복되지 않을 땐 저처럼 불안해 하는 게

당연하겠지요.


매미야, 돌아와다오!

아무리 크게 울어도 불평하지 않을 테니 부디 어서 목청껏, 마음껏 울어다오!

매일 예상할 수 없는 상황과 싸우는 우리를 익숙한 목소리로 힐링해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