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어버이날, 그리고 결혼(2015년 5월 4일) 내일은 어린이날이고 금요일은 어버이날입니다. 결혼하지 않고 동거하면서 아이를 낳아 기를 수도 있지만, 사람들은 대개 결혼한 남녀에게서 태어나는 아이를 가장 ‘자연스럽게’ 받아들입니다. ‘자연스럽다’는 것은 어디에서나 중요하지만 특히 이 나라처럼 고정관념이 큰 힘을 발.. 나의 이야기 2015.05.04
나이 들기(2014년 12월 13일) 지난 수요일(10일) 제 첫 직장이었던 코리아타임스의 송년회가 열렸습니다. 현직 기자들 위주의 송년회가 아니고 최근에 취임한 새 사장이 전직 사우들, 즉 선배들에게 저녁을 대접하는 자리였습니다. 사람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는 저이지만 새 사장의 취임을 축하하고 신문의 앞날을 축.. 나의 이야기 2014.12.13
노인, 노화, 세월이 가면(2013년 12월 1일) 오늘 아침 tbs '즐거운 산책' 시간에는 노인과 노화에 대해 생각해 보고 박인희 씨의 노래 '세월이 가면'을 들었습니다. 나이 들어갈수록 잘 늙는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절감합니다. 주변에 노인은 많아도 닮고 싶은 노인이 드문 게 바로 그래서이겠지요? 요절한 시인 박인환이 술집에서 .. tbs 즐거운 산책 2013.12.01
저는 노인이 아닙니다 (2013년 1월 12일) 오늘 아침 한겨레신문 '삶의 창'에 실린 제 칼럼입니다. 새해 초입에선 늘 '잘 나이들자'고 마음먹지만, '잘 나이드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임을 나이들수록 절감합니다. 저는 노인이 아닙니다 해 바뀐 지 보름이 되어가지만 아직 작년의 부록 같은 시간이 흐르고 있습니다. 바뀐 나이는 바뀐 연도처럼 서먹해도 저는 노인입니다. 생물학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젊지 않습니다. 제가 타고 가는 버스에도 창밖 거리에도 노인이 넘쳐납니다. 코언 형제는 라는 영화를 만들었지만 지금 이 나라는 노인들의 나라입니다. 지난달 선거에서도 쉰 넘은 유권자들의 표가 결정적이었다고 합니다. ‘늙고 추함’을 뜻하는 단어 ‘노추’(老醜)는 있어도 ‘젊고 추함’을 뜻하는 ‘청추’(靑醜)는 없는 걸 보면 늙으며 추해지는 사람이 많은가 봅니다.. 한겨레신문 칼럼(삶의 창) 2013.01.12
만남 (2012년 9월 12일) 오래 보지 못한 사람을 만나는 일이 자꾸 어려워집니다. 반가운 만남이 실망으로 바뀌는 일이 잦아서입니다. 삼십년 전엔 반짝반짝하던 사람이 만나자마자 전도를 하려 하거나 만나는 시간내내 과거 얘기를 하면, 내가 지금 왜 여기 앉아 이런 얘기를 들어야 하나 기운이 빠집니다. 시간.. 나의 이야기 2012.09.12
노화 (2011년 3월 18일) 여든 초입의 어르신 두 분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 애잔하고도 답답합니다. 이 분들이 만나 하는 얘기는 늘 같습니다. 저의 외모에 관한 코멘트로 시작하여 당신들의 외모에 대해 한참 얘기합니다. 그 연세쯤 되면 외모로부터 자유로워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20여 년 어린 제 생각일 뿐입니다. 두 .. 나의 이야기 2011.03.18
사진과 거울 오빠의 생일을 맞아 부모님과 오빠 가족이 함께 사는 집에 갑니다. 어머니, 올캐 언니, 언니의 며느리, 삼대가 바쁘게 움직이며 온 집안을 맛있는 냄새로 채우고 있습니다. 하릴없이 손님이 된 저는 거실 한편에 놓인 앨범을 집어 듭니다. 원래 사진을 찍는 것도 찍히는 것도 즐기지 않는.. 나의 이야기 2010.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