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2학년 때 난생 처음으로 써 본 단편소설이 학보사에서 주최하는 문학상에 당선된 적이 있습니다. 친구들은 축하해 주었지만 저는 늘 죽음을 고민하던 터라 기쁜 줄도 몰랐습니다. 가뜩이나 우울한 저를 더 우울하게 만든 건 지금은 고인이 되신 외삼촌이었습니다. 학보에 게재된 제 소설을 보고 "글이 너무 위티해서 잘못하면 박완서 같이 되겠다"고 하셨으니까요. 박완서 선생은 연세 드실수록 좋은 작품을 많이 쓰셔서 한국 문학에 이정표를 세우셨지만, 초기엔 그분의 작품에 대한 평가가 다양했고 외삼촌은 그분을 좋아하지 않았던가 봅니다. 훗날 그분의 팬이 된 저도 그때는 그분의 작품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삼촌의 말에 상처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문학작품을 읽고 쓸수록 작가에게 위트가 얼마나 중요한 덕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