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말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그런 배나 배꼽을 본 적은 없고 그 속담이 은유하는 상황도 별로 겪어보지 못했습니다, 어제까지는! 어제 오랜만에 동생과 점심을 먹고 시골의 공동체에서 가꾼 푸성귀와 곡식을 파는 가게에 들렀습니다. 투명 비닐봉지에 든 초록잎들이 눈길을 끌기에 물어보니 고춧잎이었습니다. 베란다에서 시들고 있는 고춧잎이 떠올라 3천 원을 주고 한 봉을 샀습니다. 집에 도착해 봉지를 여니 고춧잎과 고추가 달린 고춧대가 엉켜 있었습니다. 고추를 따로 따서 팔았으면 돈을 더 많이 받았을 텐데 손이 부족해 일일이 따지 못하고 고춧대째 잘라 판 것 같았습니다. 고춧잎과 고추를 따서 분리했습니다. 빨갛게 익은 고추, 몸이 새우처럼 휜 고추, 긴 고추 등 온갖 형태의 고추들을 줄기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