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100세 시대 (2012년 9월 27일)

divicom 2012. 9. 27. 11:11

조금 전 조선일보 인터넷판에서 올해 100세가 된 사람이 작년보다 29퍼센트나 늘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장수'는 인류 보편의 꿈이라는데 왜 가슴이 철렁하는 걸까요?

 

심신이 두루 건강하고 생활에 여유가 있는 분들에겐 오래 사는 것이 기쁨일지 모르나 여러 가지로 고통받는 분들에겐 '죽지 못해 사는 것'이 고통의 가중일지 모릅니다. 통계청이 100세 어르신들을 조사해보니 치매 환자가 전체의 34퍼센트 가량 되었다고 합니다. 내가 고통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치매에 걸려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게 된다는 건 상상만해도 끔찍합니다.

 

모든 사람을 젊은이와 늙은이로 나누면 저는 늙은이입니다. 원래 튼튼하지 못했던 몸은 갱년기를 거치며 다양한 불편을 겪고 있고, 정신의 활동도 예전 같지 않아 제가 생각해도 한심한 일을 저지르곤 합니다.

 

만일의 경우 제가 100세까지 산다면, 무슨 짓을 하게 될지 알 수가 없습니다. 지금은 스스로를 돌이켜보며 한심한 일을 저질렀구나, 정신 차리자 하고 저 자신을 다그치곤 하지만, 여든 살쯤 되어서도 그렇게 저를 감독하고 다그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일입니다.

 

게다가 타고난 성향과 성격이 지극히 비자본주의적이어서 모아둔 돈도 없으니, 깊은 노년에 벌이가 뚝 끊기면 살아가는 일이 참으로 만만치 않을 겁니다. 그러니 100세 노인이 현저히 늘었다는 기사를 보고 가슴이 철렁한 것이겠지요.

 

여성의 평균 수명이 남성보다 7세 높다보니, 올해 100세를 맞은 노인의 84퍼센트는 여성이라고 합니다. 저도 여성이니 오래 살 확률이 높은 거지요. 그동안 매년 100세 노인은 20~300명씩 늘었지만 현재 99~95세 인구가 각 연령마다 연간 1000여명씩 늘어나고 있으며, 94~90세는 각 연령마다 연간 4000명씩이나 늘어나기 때문에 앞으로 100세 인구의 증가는 갈수록 빨라질 거라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현재 2386명인 100세 이상 인구가 2030년에는 1만명을 넘고, 2040년에는 2만명을 넘을 거라고 합니다. 일본은 1998년에 1만명을 넘었고 올해는 5만명을 넘었다고 합니다. .

 

죽는 날까지 맑은 정신과 굳은 의지를 지녀 남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늘, 지금을 정신 바짝 차리고 사는 것밖에 다른 길이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모든 일엔 '관성'이 있으니 어떤 이가 죽는 방식은 그이의 삶의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어둠을 밝히다 소리없이 스러지는 촛불처럼 그렇게 살다 가고 싶습니다.

100세가 되기 한참 전이어도 좋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