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안철수 씨가 대통령 후보로 나섰습니다. 문재인 씨와 안철수 씨 같은 사람이 대통령 후보로 나섰다는 사실이 마음을 복잡하게 합니다. 본래 정치적 야망이 없던 사람들이니까요. 하지만 만날 텔레비전과 신문 지상을 어지럽게 하던 ‘찌든’ 얼굴들 대신 두 사람의 맑은 얼굴을 한참 보게 되었으니 즐겁기도 합니다. 나이 들어가며 저도 마흔이 넘으면 마음이 얼굴에 드러난다는 말을 믿게 되었습니다.
안 후보는 오늘 오후 서대문구 충정로 구세군아트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그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게 선의의 정책 경쟁을 선언하는 자리를 갖자고 제안하고, "정책 대결 속에서 제가 당선된다면 다른 후보들의 더 나은 정책이 있다면 받아들이고 또 경청“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정치경험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 "정치경험도, 조직도, 세력도 없지만 그만큼 빚진 것도 없다"며 "국민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소중하게 가지고 가겠고, 공직을 전리품으로 배분하는 일만큼은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안 후보의 발언 전체가 마음에 들지만 특히 솔깃한 부분은 ‘그만큼 빚진 것도 없다’와 ‘공직을 전리품으로 배분하는 일만큼은 결코 하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 사람에게 다양하게 빚져가며 대통령이 되어 ‘공직을 전리품으로 배분하는 일’을 숱하게 보아왔기 때문이겠지요. 안 후보의 결정을 환영하며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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