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스티븐 호킹과 새 종교 (2012년 1월 8일)

divicom 2012. 1. 8. 13:24

세계적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의 70세 생일을 앞두고 뉴사이언티스트 (New Scientists) 잡지가 인터뷰를 했다고 하기에 웹페이지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영국의 유력 일간지 가디언(The Guardian)에서는 호킹이 이 인터뷰에서 ‘여자는 알 수가 없다’고 한 말을 헤드라인으로 뽑았지만, 기사를 읽어 보니 여자 얘기는 단 한 줄 뿐입니다. 가디언도 우리나라 신문들처럼 선정적인 건지, 독자들로 하여금 과학 기사를 읽게 하기 위해 그런 헤드라인을 뽑은 건지는 알 수 없는 일입니다.

 

뉴사이언티스트 측에서 “주로 무슨 생각을 하며 하루를 보내느냐? (What do you think most about during the day?”라고 묻자 호킹 씨는 “여자. 여자는 정말 알 수가 없어요.(Women. They are a complete mystery.)”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호킹 씨는 1965년에 제인 와일드와 결혼, 1991년에 결별할 때까지 세 자녀를 낳아 키웠으며, 1995년에 자신의 간호사이던 일레인 메이슨과 재혼했으나 2006년에 이혼하고, 이듬해 헤어졌던 첫 번째 가족과 화해했다고 합니다.

 

뉴사이언티스트 웹페이지에는 호킹 인터뷰보다 더 재미있는 기사도 있었습니다. ‘세계에서 제일 새로운 종교’라는 ‘카피미즘(Kopimism)’ 기사입니다. 이 종교는 스웨덴 업살라 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하는 20세의 학생 이삭 게르손 (Isak Gerson)이 만들어 스웨덴 정부로부터 정식 종교로 인정받았다고 합니다.

 

‘카피미즘 교회’는 우리가 생각하는 교회와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이 종교는 신을 인정하지 않으며, ‘정보는 신성하고, 정보를 카피하는 행위 또한 신성하다(information is holy and that the act of copying is holy.)는 믿음 위에서 ’파일 공유‘를 추구한다고 합니다.

 

스웨덴 정부로부터 정식 종교로 인정받으려면 기도와 명상 등을 실시해야 하는데, 카피미즘 교회에서는 ‘카피액팅(copyacting)'이 그것을 대신한다고 합니다. 카피액팅은 정보를 카피함으로써 그것의 가치를 ‘숭배’하는 종교적 실천을 의미하며, 특정 장소에 모여 하지 않고 서버나 웹페이지에 모여 한다고 합니다.

 

카피미즘의 로고는 피라미드 속에 ‘K'자를 쓴 것이며 CTRL+V 와 CTRL+C 또한 상징으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이 젊은 교주는 카피라이트 법률은 없애거나 다시 써야 하며 모든 파일은 공유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현재 교인 수는 약 3천 명이며, 이 교회의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교인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십대 교주의 아이디어도 놀랍고 재미있지만, 이런 아이디어를 정식 종교로 인정해주고 존중해주는 스웨덴이라는 나라가 참으로 존경스럽습니다. 세계에서 인터넷이 가장 많이 보급되어 있다고 자랑하면서 정보 공유와 인터넷을 통한 자유로운 의견 개진은 막으려 하는 우리 정부와 너무나 비교가 되기 때문입니다.

 

비록 우리가 창시하지는 않았지만 ‘카피미즘’이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교인을 확보하기를, 그리하여 정보가 특정인이나 특정세력의 전유물이 되지 않고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을 무지에서 해방시키는 데 기여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