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서울대생 시국선언 (2011년 12월 29일)

divicom 2011. 12. 29. 09:42

지난 10ㆍ26 재보궐 선거일에 일어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시국선언, 선언에 참여하는 서울대생들의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합니다. 서명 개시 3일 만에 2,500명을 넘어섰는데, 이는 서울대 학부와 대학원 재학생 약 2만5,000명 중 10퍼센트가 참여한 것이라고 합니다.

 

26일 오전 9시 서명을 시작, 하루 약 1,000명씩 참여해 3일째인 28일 서명자가 2,500명을 넘어섰으며, 서명 학생 중 1,900여 명은 실명을 밝히고 서명했다고 합니다. 학생들은 23일에 시국선언문을 신문광고로 게재하기 위한 기금 모금을 시작했는데 어제 오후 이미 1,000여만 원이 모였다고 합니다.

 

서명에 참여한 한 학생은 "단 몇 초 투자해 좋은 사회로 나아가는 길에 이바지한 것 같다. 서울대생이라는 것이 이렇게 자랑스러웠던 적이 없다"는 글을 올렸으며, 다른 학생은 "시국선언 준비 추진 측에 더 큰 도움을 주지 못해 미안하다. 서명하는 것을 넘어 모금에도 힘을 보탰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시국선언을 처음 제안한 서울대 공대 화학생물공학부 08학번 이하결(22)씨는 "재학생뿐 아니라 졸업생에게서도 문의가 많이 오는 등 예상보다 더 큰 반향에 놀랐다"며 "시국선언을 계기로 서울대생의 사회적 관심이 더 높아졌으면 한다"고 했습니다.

 

26일 공개된 서울대생 시국선언문은 10.26 디도스 공격을 1960년 3.15 부정선거에 빗대며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이번 사건이 부정한 세력에 의해 흐지부지 덮인다면 40여 년 전 선배들처럼 분연히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한편 고려대 총학생회는 오늘 광화문에서 디도스 수사에 대한 외압중단과 관련자 철저 수사를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엊그제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에 ‘진실은 감옥에 가둘 수 없다’는 제목의 시국 비판 광고를 냈던 이화여대 학생들, 그 뒤를 이어 시국선언을 준비하는 서울대와 고려대 학생들을 보니 마음이 든든합니다.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학생들의 각성과 외침 속에서 발전해왔습니다.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분연히 일어선 학생들이 없었다면 오늘의 한국은 없었을 것입니다. 자신을 넘어 사회와 국가를 염려하는 젊은이들이 있는 나라, 이 나라에 희망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