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새해 소망 (2011년 12월 26일)

divicom 2011. 12. 26. 09:06

새해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올해에 이루지 못한 일들을 이루라고 새해가 와주니 감사합니다. 서양 사람들은 '새해 결심 (New Year Resolutions)'이라는 걸 한다고 하지만 우리 동양 사람들에겐 '새해 결심'이라는 말보다 '새해 소망'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결심'은 사람의 의지에 중점을 주지만, '소망'은 '하늘의 도움을 받아 사람의 뜻을 이룬다'는 의미를 품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제 새해 소망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제일 중요한 것은 '저로 인해 웃는 사람이 하루에 세 명은 되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삶이 팍팍해지면서 웃음을 잊거나 잃어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웃을 일이 있어야 웃지' 하는 사람들에게 누구의 삶에나 웃을 일이 있음을 일깨워주고 싶습니다.

 

제가 가끔 푸성귀를 사기 위해 만나는 부부가 있습니다. 1톤 트럭에 채소, 과일, 생선까지 싣고와 문 닫은 철물점 앞에서 약 세 시간 장사하고 떠나는데, 어찌나 깨끗하게 치우고 가는지 그 트럭이 정말 거기 있었던가 의심이 들 정도입니다.

 

남편은 붉은 얼굴에--한데서 일하니 붉을 수밖에 없지요?--선량한 눈매가 인상적인 큰 몸집의 소유자입니다. 싫고 좋은 것을 초월한 듯한 표정이지만 아내에 대한 사랑만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내는 예쁘장하나 조금 허약해보이는 얼굴입니다. 웃으면 더 예쁠 것 같은데 웃는 법이 없었습니다.

 

어느 날 시금치와 고구마를 사며 아내에게 참 어여쁘시다고, 그래서 남편이 아내를 그리도 사랑하나보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아내가 부끄러워하며 웃는데 그 모습이 참으로 어여뻤습니다. 그 후로 아내는 저를 보면 늘 웃어줍니다. 하루에 세 사람을 웃겨야 하는데 두 사람밖에 웃기지 못했을 때 그 여인을 찾아가면 하루 목표를 이룰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새해 소망은 무엇인지요? 이루고 싶은 일을 정하고 그 일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며 하늘의 도움을 청하다 보면 어느새 또 한 해가 가겠지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르는 시간, 그 시간에서 무엇을 만들어내는지는 오롯이 우리의 몫입니다.

 

올 한 해 동안 우리 곁을 떠난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우리는 다행인지 불행인지 또 이렇게 살아남았습니다. 살아있다는 건 아직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입니다. 떠나간 사람들이 남겨두고 간 일도 살아남은 사람들의 몫입니다. 남은 일주일도, 새해도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