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아버지 옆에 앉습니다.
아버지 왼손이 흔들립니다, 내 손 잡아라 하시는 듯.
왼손을 잡으니 왼팔 전체가 흔들립니다, 나 좀 잡아라 하시는 듯.
손가락에서 어깨로, 어깨에서 허리 거쳐 발가락까지
온힘을 다해 주무릅니다. 부디 떠나지 마셔요, 하듯.
강철처럼 빛나던 아버지는 제 안에 계시고
제 옆의 아버지는 2월 나뭇가지 눈꽃입니다.
아버지의 언어는 오색 구슬
목걸이 꿰어 목에 걸고 돌아옵니다.
아버지, 부디 떠나지만 마셔요.
하늘과 땅 사이 흔들리지 않는 것 없으니
왼손 왼팔 부끄럽다 마시고
조금만 더 시간을 주셔요.
아버지,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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