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아버지의 왼팔 (2011년 12월 4일)

divicom 2011. 12. 4. 18:19

오랜만에 아버지 옆에 앉습니다.

아버지 왼손이 흔들립니다, 내 손 잡아라 하시는 듯.

왼손을 잡으니 왼팔 전체가 흔들립니다, 나 좀 잡아라 하시는 듯.

 

손가락에서 어깨로, 어깨에서 허리 거쳐 발가락까지

온힘을 다해 주무릅니다. 부디 떠나지 마셔요, 하듯.

 

강철처럼 빛나던 아버지는 제 안에 계시고

제 옆의 아버지는 2월 나뭇가지 눈꽃입니다.

 

아버지의 언어는 오색 구슬

목걸이 꿰어 목에 걸고 돌아옵니다.

 

아버지, 부디 떠나지만 마셔요.

하늘과 땅 사이 흔들리지 않는 것 없으니

왼손 왼팔 부끄럽다 마시고

조금만 더 시간을 주셔요.

아버지,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