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전 경향신문 인터넷판에서 일본 옴진리교 관련 기사를 보았습니다. 지난 5일 도쿄 아다치구(足立區) 이리야(入谷)에 있는 어떤 건물 앞에 주민 200명이 모여 '옴진리교 필요없다'라고 쓴 펼침막을 들고 퇴거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합니다. 이 건물은 옴진리교에서 파생된 조직 '알레프(Aleph)'가 지난해 2월 1억엔(약 14억원)에 사들인 것으로 여기에는 50명의 신자들이 거주하고 있다고 합니다.
옴진리교 조직은 1995년에 도쿄 지하철에 독가스인 사린가스를 살포해 13명을 사망케 하고 6,300여 명을 다치게 하여 세계를 놀라게 했는데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부활을 꾀하고 있는 것입니다. 옴진리교의 후계 조직인 '알레프'와 '히카리노와(ひかりの輪·빛의 고리)'가 장기침체와 빈부격차 확대로 인한 일본사회의 열패감을 자양분 삼아 세를 늘려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도쿄 세타가야구(世田谷區) 미나미카라스야마(南烏山)의 한 아파트 단지에는 옴진리교의 핵심 조직원 조유 후미히로(上祐史浩·49)가 대표로 있는 '히카리노와'의 본부가 있으며, 최근 이곳에서 신자들을 상대로 한 설법회와 세미나가 열리는 바람에 주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다치구도 지난해 10월 알레프 규제를 위해 '반사회적단체규제조례'를 도입한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보고의무를 게을리한 알레프에 과태료를 부과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알레프 건물이 들어선 아다치구의 주민들도 지난달 25만명의 서명을 받아 알레프의 관찰처분 기간을 갱신할 것을 정부에 청원했다고 합니다.
두 조직은 독가스 사건을 잘 모르는 젊은층을 주 타겟으로 삼아 인터넷을 통해 포교하거나 대학 구내에서 전단지를 뿌리며 선교에 나서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9월에는 홍보 블로그도 개설했다고 합니다. 공안조사청에 따르면 알레프와 히카리노와는 전국에 32개 지부를 두고 있고 전체 신자는 1200명에 달하며, 지난해 90명이던 신규 신자가 올해는 150명으로 늘어났다고 합니다.
새삼 종교가 무엇인가 생각하게 됩니다. 인간에게 내재하는 신성(神聖)과 수성(獸性) 중 신성함을 일깨우고 고양시켜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게 종교인지, 마음 약한 인간의 정신을 흔들어 교주와 조직의 이익을 추구하고 세상을 악화시키는 게 종교인지...
정도는 다르지만 우리나라에도 종교를 빙자하여 사리사욕을 채우는 조직과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모든 문제 속엔 이미 답이 있습니다. 문제와 직면했을 때 밖에서 답을 구하는 대신 자신을 들여다보는 사람, 내 인생의 문제는 내가 풀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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