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킨토시, 아이폰 등 애플의 제품을 하나도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스티브 잡스(Steve Jobs)를 열렬히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도 그 중 하나입니다. 그의 사람됨을 좋아하는 것이지요. 최근에 선물받은 스티브 잡스의 전기는 소설처럼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잠언집처럼 깨달음을 줍니다.
잡스도 놀랍지만 잡스를 40여 회 인터뷰하고 백 명이 넘는 그의 친지들과 지인들을 만나 이 책을 쓴 월터 아이작슨(Walter Isaacson)도 존경스럽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엔 아이작슨이 쓴 <American Sketches>를 비롯, 아인슈타인, 벤자민 프랭클린, 헨리 키신저 등의 전기도 읽고 싶습니다. 물론 그때는 한참 후에나 오겠지요. 630쪽이나 되는 잡스의 전기를 읽으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테니까요.
목차 바로 앞 쪽에 1997년 애플사가 썼던 광고 문구 하나가 쓰여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을 이상하게 보고, 다른 사람과 비슷해져야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풍조가 만연한 우리나라에 꼭 필요한 말입니다.
"The people who are crazy enough to think they can change the world are the ones who do."
자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미친 사람들, 그들이 세상을 바꾼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애플 제품을 사는 대신 잡스의 전기를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을 '길들이려는' 모든 힘에 맞서 자신을 지키고 키웠으면 좋겠습니다. 애플이 스티브 잡스를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애플을 만든 것이 스티브 잡스입니다. 잡스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지키고 키웠기' 때문에 애플을 만들 수 있었던 겁니다. 잡스의 전기에서 '뛰어난 CEO의 성공'을 배우는 것도 좋지만 가치 있는 삶이란 어떤 것인가를 배우는 독자가 더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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