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서울시교육감에 관한 기사가 줄어든 자리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의 기사가 차지합니다. 신문 지면과 인터넷 세상엔 그들을 지지하는 목소리, 그들에게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 그들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가득합니다. 민주주의 국가라서 이 모든 게 가능하다고 하는가 하면 포퓰리즘이 판칠 뿐 민주주의는 앓고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김혜순 시인은 '동구 밖의 민주주의'에서 민주주의는 '멀어질수록 커지는 사람'이라고 노래합니다. 대부분의 존재는 원근법에 복종하지만, 훌륭하고 가치있는 것들은 멀어질수록 커집니다. 시집 <어느 별의 지옥>에서 인용합니다.
동구 밖의 민주주의
멀어질수록 커지는 사람
소실점 밖에 서서
에드벌룬처럼 가득히 부푸는 사람
그는 실체가 없으면서
그러나 큰 덩어리이면서
보고싶음과
서글픔과
안타까움과
그리움을
송두리째 먹어 버리고
날마다 커지는 사람
너무 커져 버린 모습으로
잠든 나를 내리누르며
내 눈물 보따리와
내 오장육부를 쥐어짜는 사람
밤마다 없는 그를 안고
뒹굴다보면
새벽 태양 떠오를 때
저 동구 밖 너머로
거대한 산봉우리처럼 부풀어 오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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