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글 쓰는 사람 (2011년 9월 17일)

divicom 2011. 9. 17. 22:08

뜻하지 않은 일거리에 치여 지내니 추석은 벌써 옛날입니다. 일이라고 해봤자 모두 글 쓰는 일, 다행이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합니다. 엊그제 반나절이나마 원주를 다녀왔기 때문일까요. 숨과 숨 사이에서 박경리 선생의 시집을 들춥니다. 하필 '문필가'라는 시가 눈에 띕니다. <박경리 시집 도시의 고양이들>에서 인용합니다.

 

 

문필가

 

붓 끝에

약을 녹이는 독이 있어야

그게 참여다

 

붓 끝에

청풍 부르는 소리 있어야

그게 참여다

 

사랑이 있어야

눈물이 있어야

생명

다독거리는 손길 있어야

그래야 그게 참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