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우유 대란? (2011년 2월 11일)

divicom 2011. 2. 11. 09:19

'구제역 ‘후폭풍’ 급식우유 대란 우려'라는 신문 기사 제목을 보니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도대체 우리나라 언론은 언제까지 이런 선정적 제목을 사용할까요? 지난 가을 배추 출하가 줄어 값이 치솟을 때 우리 언론은 마치 '대란'이라도 난 듯 요란스런 제목으로 전국을 공황상태로 몰아 넣었습니다. 배추 김치 몇 달 먹지 않거나 조금 먹는다고 사람이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닌데.

 

이번엔 구제역으로 인해 원유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하자 '우유 대란'이 올 거라고 외치는 겁니다. 우유를 먹지 않거나 먹던 양을 줄인다고 해서 건강했던 사람이 금세 불건강해지거나 아이들의 뼈가 물렁물렁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원유 수요는 0.1퍼센트 늘어나지만 생산량은 작년보다 8퍼센트 줄어 공급량이 약 23만4천톤 부족할 거라고 합니다. 특히, 학교 급식의 66퍼센트를 공급하는 서울우유가 구제역 피해를 크게 입어 학교급식용 우유 공급 차질이 불가피할 거라고 합니다. 정부는 학교 급식을 충당하기 위해 원유 생산량의 74퍼센트를 차지하는 시유(생우유)를 학교 급식용으로 우선 공급하고 올해치 유제품 시장접근물량을 조기에 수입해 국내 재고분유 부족을 해소할 거라고 합니다. 더 나아가 외국의 젖소를 수입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작년 배추 파동 때가 생각납니다. 전 언론이 배추 대란을 외쳐대자 정부는 뒤늦게 중국산 배추를 대량 수입, 한때는 배추 물량이 갑자기 늘어나 다시 한 번 파동이 일어났습니다. 배추 생산이 줄면 잠깐 덜 먹으면 되고, 우유 생산이 줄면 우유 소비를 줄이면 되는 것이지, 먹던 양 만큼 먹지 않으면 큰일이 나는 것처럼 배추를 수입하고 우유를 수입하고 젖소까지 들여온다니... 그 단순한 대응이 한심합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일이나 나라가 유지되는 일이나, 태평한 시절이 있는가 하면 질곡의 시간이 있고, 풍요로운 때가 있는가 하면 결핍으로 몸을 움츠려야 하는 때도 있습니다. 자연재해로 인한 문제이든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인한 문제이든, 정부와 언론은 문제의 원인을 국민에게 정확히 설명하고 국민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 얘기해주어야 합니다. 무조건 결핍에 대한 두려움을 부추기어 국민을 공황 상태로 몰아넣는 건 국민을 우습게 보고 지배하려는 '피어 콘트롤(fear control)'이라고 생각합니다. 제발 정부와 언론, 특히 국민을 아이 취급하는 언론의 반성을 촉구합니다.